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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개편 위기, 노조를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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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7-28 08:59 조회3,1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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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개편 위기, 노조를 깨우다
공공기관 노사 탐방 ① 한국산업인력공단…“올해는 투쟁의 역사를 새로 쓴다”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산하기관 등 공공기관의 노사관계는 경영진-노조의 관계로 끝나지 않는다.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주무부처가 있고, 그 뒤에는 또 기획예산처가 버티고 있다. 임금도, 조직개편도, 지배구조도 모두 정부의 가이드라인이나 법령에 지배를 받는다. 경영진-노조의 관계만으로는 풀 수 없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조는 때로는 경영진과 싸우고, 때로는 경영진과 한편이 돼 정부를 상대하기도 한다. 이 관계를 들여다보려 한다. 우선은 각 공공기관의 현안을 정리하고, 노사 대표를 인터뷰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첫 번째는 조직개편이 단행돼 새로운 정체성 확립을 요구받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다.<편집자 주>



그저께 7월25일은 한국산업인력공단 노동조합의 창립 18주년 기념식이 열린 뜻깊은 날이었다. 지난해 노조는 정부 주도의 공단 조직개편(실제는 조직축소)을 막기 위해 숨가쁘게 달렸다. 그 존재감이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던 조직이 할 것은 하는 ‘강성노조’로 탈바꿈한, 노조 역사에서 획기적인 한해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아픔도 있었고, 성과도 있었다. 공단의 오랜 역할이었던 ‘기능인력 양성’이 기능대학에 이관되고, 고용정보원이 독립했다. 공단도, 노조도 규모(인원)면에서 반토막 났다. 조합원들의 상당수가 다른 기관으로 떠난 것이다. 그러나 실속은 챙겼다. 떠나는 조합원들에게 정년연장 등 선물을 한아름 안길 수 있었다. 남은 조합원과 노조는 파업도 못하는 ‘일방중재’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노조다움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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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구 공덕동에 자리 잡고 있는 산업인력공단 전경. ⓒ 매일노동뉴스
투쟁 속에서 노조다움 회복


그리고, 18주년 창립기념식.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나는 법, 썰렁한 빈 자리를 확인하며 조합원들은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무엇보다도 조직개편에 이은 공단의 정체성을 조기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고용’과 ‘인적자원 개발’이 대통령부터 취업준비생까지 최대의 과제가 된 세상, 언제 어디서 또 어떤 격랑이 공단에 몰아칠지 모른다. 공단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정체성의 상은 ‘평생학습전문기관.’ 노조도 비켜갈 수 없다.

노조 내부적으로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경험있는 선배 조합원들을 다 떠나보냈다. 현재 조합원들은 670명. 대부분 가입 2~3년의 신참들이다. 단체협약도 노조에 불리한 조항 투성이다. 조합원 총회 하나 할 수 없다. ‘합의’권은 없고, ‘협의’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상태에서 임단협을 해야 한다. 각오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조합원의 단결과 위원장을 위시한 노조 집행부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때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정부가 공단에 했던 약속을 실현시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타 정부 산하기관 수준으로 임금 수준을 개선하고, 100명의 유보정원을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 기능대학으로 이관된 직원의 퇴직금으로 인한 공단의 부채를 해소하는 것도 정부가 답을 줘야 할 문제다. 노조뿐 아니라 공단 전체의 최우선 해결 과제다.

이인상 위원장은 “이 문제를 해결 못하면 공단 경영진의 임기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며 “연말까지 답을 찾지 못하면 이사장 퇴진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있었다.

공단은 노동부 산하기관이고, 이사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 3명이 모두 노동부 출신이다. 지금이 노동부와 정부의 약속을 실현시킬 수 있는 ‘호기’라는 게 노조의 분석이다. 경영진은 임기 3년이 지나 공단을 떠나면 그만이지만 조합원들은 아니다. “행동은 노조가 할 테니, 경영진은 정부에 읍소라도 하라”는 호소이자 다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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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10월8일 노조는 1,200명의 조합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국회 앞에서 독자 집회를 열었다. 그리고 공단까지 가두시위. 전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투쟁이었다.
“함께 싸우자”…호소 또는 배수진


산업인력공단노조는 지난 88년 7월25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을 선포했다. 정부산하기관과 정부투자기관 노조들의 상당수가 87년과 88년 이때 기지개를 켰다. 분명 87년 6월항쟁과 노동자대투쟁으로 연 민주화 물결의 열매였다. 그러나 공무원과 함께 대표적인 ‘철밥통’으로 불렸던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도 내부에만 웅크리고 있었다. 바깥을 향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없었다.

때론 경영진과 싸웠지만, 더 많은 경우는 경영진과 뭉쳐 주무부처나 기획예산처 등 정부와 협상했다. 투쟁은 있었지만 웬만한 문제는 안에서 다 소화되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공공기관이라고 조직개편이나 구조조정을 비켜갈 수는 없다. 잔잔한 바다에 태풍이 몰아치면 이들의 투쟁도 모습을 드러낸다. 연대를 한다.

산업인력공단 노조도 마찬가지였다. 18년의 노조 역사에서 17년은 평온하게 살았다. 그 흔한 파업 한번 없었다. 대신 노조는 ‘행사 잘하는, 넥타이 부대’로 소문나 있었다. 창립기념식이라도 할라치면 얼음조각으로 기념식장을 장식하고, 참석자들에게 뷔페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한마디로 호텔 수준이었다. 행사 절차도 한점 빈틈 없이 돌아갔다. VIP 의전 수준이었다. 외부 참가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랬던 노조가 지난해 공단 조직개편 과정에서 싹 변했다. 조합원들을 거리로 끌어냈다. 창립기념식은 간소화됐다. 구석에 처박아 뒀던 투쟁조끼도 당당하게 등장했다.

그래서 지난해 투쟁은 노조 역사에 ‘최초’라는 기록을 많이 남겼다. 가족까지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와 가두시위를 열었다. 노조 주도로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공청회도 열었다. 이인상 위원장은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서 10만 대오 앞에 나서 우렁찬 투쟁사를 하기도 했다.

넥타이 노조, 가두시위를 벌이다

2004년 12월, 정부는 노동부 주관으로 공공훈련인프라 혁신방안을 만들어 2005년 4월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로 한다. 공단의 직업훈련 기능을 기능대에 이관하는 것이었다. 직업훈련과 자격검증, 고용촉진 등 고용의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하던 공단으로서는 청천벽력이었다. 바다를 뒤집는 격랑이 몰려 온 것이다. 싸움을 재촉하고 있었다.

2005년 1월25일 위원장에 당선된 이인상 위원장은 2월25일 취임식 후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투쟁계획을 세웠다. 3월28일 공단 현관에서 정부의 일방적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첫 결의대회가 열렸다. 안일한 경영진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노동부와도 충돌이 계속됐다. 4월27일 2차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설명회도 열리고 협의도 계속됐지만, 어차피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때마침 공공기관 지방이전 반대투쟁도 맞물렸다. 노조는 기획예산처로, 대학로로 진출했다.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규탄집회에도 함께 했다. 7월부터는 공단 현관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이사장 출근을 저지했다. 7월21일 열린 창립 17주년 기념식은 그야말로 결의의 장이 됐다. 투쟁의 기운은 무르익었다. 9월2일 배일도 의원과 공성진 의원을 내세워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었고, 9월22일에는 노정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여전히 팽팽했다.

10월8일 국회 앞에서 1,200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첫 독자집회를 가졌다. 집회 후에는 가두행진도 벌였다. 이동훈 공단 이사장이 10월27일 사임했다. 11월15일 제종길 의원이 주최한 공청회가 또 한번 열렸다. 이 모든 것이 노조에게는 초유의 투쟁이었다.

조직개편과 관련, 노조의 요구는 노동부의 공공훈련인프라 혁신방안 폐기였다. 한발 나아가 취업정보센터를 공단으로 이관해 훈련-자격-고용의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결국, 조직개편 반대투쟁은 12월8일 노조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공단법과 기능대학법이 국회에서 수정 통과되면서 막을 내렸다. 기능대학으로 떠나는 조합원들은 고용안정과 정년 65세 보장, 학령기교육과 공공훈련의 균형 실시 등을 법적으로 보장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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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조직개편에 맞서 노조는 투쟁의 새 역사를 썼다. 7월7일 아침 철야농성을 마친 조합원들이 공단 앞에서 이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철야농성에서 국회 진격까지


조직개편 반대투쟁만이 아니었다. 10월5일 임금교섭이 결렬된 후에는 이왕의 조직개편과 함께 엮여 상황은 파업으로 치달았다. 중노위 조정도 결렬됐다. 10월2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진행돼 81.9%의 찬성으로 파업이 결의됐다. 11월17일 한시적 총파업을 앞두고 사측이 ‘일방중재’를 신청했다. 전임 노조 집행부가 2004년 단체협약에서 조합원 범위를 확대하는 대신 사측에 합의해준 것이었다. 일방중재 하에서 파업은 불법이 된다. 사상 첫 파업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조직개편 반대투쟁과 파업 결의까지 간 노조의 힘은 12월21일 사측과 일방중재 폐지에 합의하고, 공공기관 전체를 통틀어 2005년 최고의 임금인상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남겼다. 무엇보다도 일방중재 폐지는 올해 노조가 임금 수준 향상 등 공단 현안을 해결하고 임단협을 벌이는 데 파업을 무기로 쥘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인상 위원장은 “지난해 노조는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투쟁했고, 이것은 나에게나 조합원들에게는 전부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올해 평생교육 중추기관으로 공단이 자리잡는 데는 경영진에 전적으로 협조하겠지만, 그외 문제에 대해서는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생각으로 투쟁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임단협 과정에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생노조나 나름없는 조직력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 이인상 위원장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조직순회 계획을 잡고 있다. 



<인터뷰> 이인상 산업인력공단 노조위원장
“약속 무시하는 노동부 존재이유 없다”
임금수준 개선, 유보정원 확보 등 약속 이행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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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노동뉴스
이인상 위원장은 59년 강원도에서 출생했다. 대학 졸업 후 87년 10월 일반직으로 공단에 입사했다. 줄곧 자격검증 업무를 맡아 왔다. 2003년 3급 일반직의 노조 가입을 연판장 투쟁으로 이끌면서 노조에 가입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지부장을 거쳐 2005년 1월25일 3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나중쇠 위원장을 물리치고 위원장에 당선됐다.


이 위원장의 활동철학 또는 좌우명은 ‘약속은 지킨다’다. 위원장실에 이 문구가 액자로 걸려 있다. 자신의 활동을 담금질하는 것이기도 하고, 경영진과 노동부를 향한 요구이기도 하다.


- 지난해 조직개편에 맞서 총력투쟁을 벌였다. 올해 노조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조직개편으로 선배 조합원들이 떠나 반쪽짜리 노조가 됐다. 노조의 내부역량을 키우는 것이 우선 과제다. 상반기에 40여일에 걸쳐 조직을 순회하면서 조직 재정비에 몰두했다. 지난해 조직개편 반대투쟁 때문에 위원장에 취임하고도 지부를 돌 새가 없었다. 하반기에도 한번 더 조직순회를 할 생각이다. 올해는 임단협이 있는 해다. 단체협약에 불합리한 조항이 많다. 이것을 갱신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물론 조직개편 과정에서 노동부와 정부가 약속했던 사항을 이행하게 하는 것도 꼭 해야 할 일이다.”


- 단체협약의 불합리한 점이란 어떤 것인가.
“노조에 불리한 조항을 말한다. 현재 단협에는 총회 기능도 없고, 위원장 교육시간도 없다. 또 노사간 합의사항도 협의한다고 되어 있어 사실 단협이라고 말하기조차 힘들다. 이것이 그동안 노조의 현실이었다. 이것들을 싹 뜯어 고쳐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일방중재 조항이 있어 파업도 불법이 되는 상황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일방중재 때문에 파업을 철회하느냐 강행하느냐를 고민할 때 단협에 조합원 총회와 위원장 교육시간이 보장되어 있었다면 그렇게 물러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 조합원을 총회로 소집해 파업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금수준 타 기관의 75~90%"


- 조직개편 과정에서 정부가 약속한 것은 무엇인가.
“우선 조직개편 과정에서 노동부는 공단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노동부 산하의 타 공공기관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해주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임금인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노동부의 공공훈련인프라 혁신방안 문건에도 공단의 임금수준이 타 기관의 75%에서 90% 수준이라는 것과 함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금 인상 필요성을 노동부도 인정하는 것이다.”


-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디서 정부의 약속이 있었나.
“9월2일 국회 공청회와 21일 노정간담회에서 노동부가 공공훈련인프라 혁신과 병행해 현재의 열악한 공단 직원의 임금 수준을 현실화하겠다고 했다. 올 2월15일 국회 노동부 업무보고에서도 노동부장관이 공단의 근로조건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공언해 놓고도 아직까지 대책이 없는 것은 조직개편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공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 실제 임금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타 기관과 비교해 보면 잘 드러난다. 2005년말 현재 산업인력공단의 3급 직원은 연봉이 4,169만원인데, 근로복지공단은 4,899만원이다. 85% 수준이다. 이것도 지난해 공공기관 중 가장 높은 임금인상률 때문에 차이가 좁혀진 결과다. 이 차이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줄 뿐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켜 업무 효율성도 떨어지게 한다.”


- 임금 재원을 확보할 방안은 있나.
“평생능력개발 사업부문에 종사하는 직원들 약 140명에 대한 인건비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하면 된다. 고용보험법에도 업무수행에 소요되는 경비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노동부 산하의 타 기관에서도 기금에서 사업비와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 전체 인원이 정원에 모자라는 것도 큰 문제로 알고 있다.
“맞다. 공단 조직개편과 함께 1,091명의 정원을 승인받았다. 이중 100명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통해 확보하기로 했는데 해당부서와 미협의 또는 타 산하기관과의 형평성 등으로 인해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원의 10.7%가 현재 결원인 상태로 공단이 운영되고 있다. 조직개편을 거쳐 평생학습 전문기관으로 거듭나려고 하는데 이래서야 어디 일을 할 수 있겠나. 부서나 지방사무소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 노동 강도가 엄청 높아졌다. 이것은 정부가 국가사업의 부실을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원 1,091명 … 100명 정규직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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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노동뉴스

- 공단의 현안과 관련된 다른 요구사항은.
“조직개편으로 기능대학으로 이관된 500여명 직원들의 퇴직금 전액을 공단에서 지급해 공단의 부채가 급증했다. 퇴직적립금을 100% 적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채권과 채무 포괄승계 원칙에 따라 공단 전체 퇴직적립금 가운데 이관된 직원들 비율만큼만 공단이 부담하는 것이 합당하다. 과거 일산장애인훈련관과 공동훈련원 이관은 물론 98년 기능대학 이관 때도 퇴직금 전액을 정산하지 않고 이관대상자 비율만큼만 했다.”


- 이런 문제들에 노조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올해는 이런 약속들을 관철시켜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데 '올인' 하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노동부는 없어져야 한다. 가장 경직되고 관료화된 곳이 노동부다. 공단 경영진은 김용달 이사장과 김동회 경영본부장, 정재홍 이사까지 핵심이 모두 노동부 출신이다. 공단 입장에서는 노동부를 상대할 수 있는 호기다. 이 약속들을 관철시키지 못하면 임기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이야기 했다. 연말까지 경영진이 해결하지 못한다면 퇴진운동을 벌일 것이다. 다행히 이사장이 열심히 뛰고 있어 노조도 협조하고 있다.”


- 어떻게 노조활동을 시작했나.
“2003년까지 일반직 3급 이상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었다. 따라서 노조는 직업훈련 교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래서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30% 이상 임금이 높았다. 일반직은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 때문에 낮은 임금을 감수했다. 2003년 당시 위원장이 임시대대를 열어 노조규약을 풀어 일반직 3급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회사는 직렬제한을 풀어 일반직의 자리까지 개방했다. 노조규약은 풀렸지만 당시 단협에는 일반직 3급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었다. 3급을 대상으로 연판장을 돌렸다. 처음에는 이사장과 위원장이 연판장을 거부했지만 결국 12월29일 노조 가입이 결정됐고 그 다음날 노조에 가입했다. 이것을 계기로 서울지부장으로 활동했고, 2005년 1월 현직 위원장과 붙어 위원장에 당선됐다.”


- 공단이 고용과 관련된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결국 기능대학으로, 고용정보원으로 세 토막 나고 말았다. 고용안정센터와 공단의 통합이 거론되기도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산업안전공단은 2~3년에 한번씩 조직개편으로 조직이 급격히 축소됐다. 기능교육과 고용정보 기능은 완전히 떨어져 나갔고 예전 역할에서는 검증기능만 남았다. 최대 4,000명이었던 조직이 지금 1,000명이 돼버렸다. 산업인력공단이 고용공단이 되는 것이 효율적인 고용정책을 위해 옳다고 생각한다. 검증, 양성 기능과 함께 분배 기능까지 합해서 고용공단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 노동부가 추진하는 고용안정센터의 공무원화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2003년에도 한번 논란이 됐다가 공무원과 직업상담원 간에 갈등만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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