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그건 희생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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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족 작성일07-08-31 01:54 조회3,36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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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난 후 내 인생의 모든 것은 바뀌었다.
부모로서의 책임감과 그에 따른 부담이 느는 것은 기본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아기에게
맞춰야 했다.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서 기저귀 갈아 주는 법,
우유 타는 법, 목욕시키는 법 등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교육 때문에 텔레비전도 마음대로 못
보고, 음악도 가려서 들어야 했으며, 친구들을 집에
초청하기도 곤란할 뿐더러 그 좋아하던 등산도 당분간 쉬어야
했다. 심지어는 이름마저도 ‘누구네 아빠’라는 낯선 호칭으로 변해 버렸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많은 변화가 따르는 일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집 안에서 내가
있을 곳이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이었다.
컴퓨터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나는 퇴근 후에도 집에서
노트북을 펴들고 일을 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작은방을 서재처럼 꾸며 그 안에서 일도
하고, 독서도 하곤 했었다. 17평짜리 작은 연립주택에서 그
공간은 아내도 좀처럼 침범하지 않는, 나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그 방을 아기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
책장은 아기의 옷장이 되어 버렸고, 서류통은 장난감통으로
변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내가 마지막 남은 앉은뱅이 책상을
어디론가 치워버리고 아기침대를 들여놨을 때, 나는 참고
참았던 불만을 아내에게 쏟아 부었다.
“여보, 그 상을 치워버리면 난 도대체 어디서 일 하라고? 이
집엔 애밖에 없나? 왜 나만 모든 걸 희생해야 되는 거야?”
아내는 말없이 앉아서 내 분을 고스란히 받아 주다가 큰
소리에 아기가 깨자 얼른 안고 안방으로 건너가버렸다.
혼자 남아 머쓱해진 나는 집을 나와 동네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사실 나보다는 아내가 더 많은 희생을 했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내는 아기를 낳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포기했고,
날씬하던 몸매도 망가졌다. 그리고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오직 아기만을 위해 쓰고 있다. 그런데도 단 한 번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내 짜증까지 받아주었으니…. 그렇게
생각하노라니까 하찮은 앉은뱅이 책상 때문에 아내에게
큰소리를 쳤던 게 부끄러워졌다. 사과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장미 몇 송이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에 들어서는데 안방에 있던 아내의 화장대가 거실에 나와
있는 게 보였다. 화장대 위는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고,
스탠드와 노트북, 아내와 아기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아내의 깔끔한 글씨의 쪽지 한 장.
부모로서의 책임감과 그에 따른 부담이 느는 것은 기본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아기에게
맞춰야 했다.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서 기저귀 갈아 주는 법,
우유 타는 법, 목욕시키는 법 등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교육 때문에 텔레비전도 마음대로 못
보고, 음악도 가려서 들어야 했으며, 친구들을 집에
초청하기도 곤란할 뿐더러 그 좋아하던 등산도 당분간 쉬어야
했다. 심지어는 이름마저도 ‘누구네 아빠’라는 낯선 호칭으로 변해 버렸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많은 변화가 따르는 일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집 안에서 내가
있을 곳이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이었다.
컴퓨터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나는 퇴근 후에도 집에서
노트북을 펴들고 일을 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작은방을 서재처럼 꾸며 그 안에서 일도
하고, 독서도 하곤 했었다. 17평짜리 작은 연립주택에서 그
공간은 아내도 좀처럼 침범하지 않는, 나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그 방을 아기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
책장은 아기의 옷장이 되어 버렸고, 서류통은 장난감통으로
변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내가 마지막 남은 앉은뱅이 책상을
어디론가 치워버리고 아기침대를 들여놨을 때, 나는 참고
참았던 불만을 아내에게 쏟아 부었다.
“여보, 그 상을 치워버리면 난 도대체 어디서 일 하라고? 이
집엔 애밖에 없나? 왜 나만 모든 걸 희생해야 되는 거야?”
아내는 말없이 앉아서 내 분을 고스란히 받아 주다가 큰
소리에 아기가 깨자 얼른 안고 안방으로 건너가버렸다.
혼자 남아 머쓱해진 나는 집을 나와 동네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사실 나보다는 아내가 더 많은 희생을 했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내는 아기를 낳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포기했고,
날씬하던 몸매도 망가졌다. 그리고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오직 아기만을 위해 쓰고 있다. 그런데도 단 한 번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내 짜증까지 받아주었으니…. 그렇게
생각하노라니까 하찮은 앉은뱅이 책상 때문에 아내에게
큰소리를 쳤던 게 부끄러워졌다. 사과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장미 몇 송이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에 들어서는데 안방에 있던 아내의 화장대가 거실에 나와
있는 게 보였다. 화장대 위는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고,
스탠드와 노트북, 아내와 아기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아내의 깔끔한 글씨의 쪽지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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