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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의장 농장에 자원봉사 간 화순군청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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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일보 작성일13-07-04 10:00 조회1,4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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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청 공무원들은 매년 2~3차례 농촌 일손 돕기를 한다. 실·과별로 농번기인 5∼6월과 9∼11월에 농가를 찾는다. 한창 품삯이 오를 때 봉사를 나감으로써 어려운 농민들 시름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지금이 바로 그 철. 화순군청 공무원들은 지난달 19일에도 도암면의 한 매실농가에서 일손 돕기를 했다. 화순군 도시과 직원 24명과 의회 사무처 직원 12명이 참여했다. 오전 10시부터 6시간 동안 매실을 땄다.

 그런데 장소가 문제였다. 농장이 박광재 화순군의장의 것이었다. 참여 공무원들은 애초 이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냥 일손 돕기 간다고 해서 해당 도암면사무소에 가봤더니 대상이 박 의장의 농장이더라고 했다.11576300.html?cloc=olink|article|default0
박 의장 역시 자신의 농장이 공무원 봉사활동 대상이 된 줄 사전에는 몰랐다고 밝혔다. 나중에 “공무원들이 왔다”는 연락을 받고 농장으로 뛰어갔고, 기왕 온 걸 돌려보낼 수 없어 같이 매실 수확 작업을 했다고 한다.
농장은 도암면사무소가 추천했다. 도암면 측은 “마땅한 농가가 없어 이 과수원을 고른 것”이라며 “봉사를 나가는 군청에 농장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해명이 석연치 않다. 도암면에 일손 돕기를 신청한 다른 농가가 있었지만 도암면은 이를 제쳐놓고 군 의장의 농가를 골랐다. ‘마땅한 농가가 없다’며 화순군 유지인 의장 농가를 택한 것은 ‘어려운 농가를 돕는다’는 일손 돕기 취지에 맞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봉사활동 다음에도 이어졌다. 화순군은 일손 돕기 사실을 언론에 알리면서 연막을 쳤다. 봉사활동 나간 농장주가 박 의장이란 사실을 밝히지 않고 엉뚱한 가명을 사용했다. 그게 군 의장네 농장이었다는 것은 추후 언론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군 행정을 견제하는 의장의 농장에서 공무원들이 대거 일손 돕기를 하고, 농장주 이름에 가명까지 써 가며 그 사실을 숨기고. 봉사활동이 그리 향기롭지 않아 보였다면 그건 기자만의 지나친 생각일까.
화순군은 최근 10여 년간 군수 3명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중도 하차했다. 현직 홍이식 군수도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군 살림살이는 만신창이고 군의회에 약점이 잡힐 대로 잡힌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벌어진 봉사활동 해프닝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바로 하지 말라고 했다. 공연히 오해받을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게 생명인 공무원 입장에서 가슴에 새겨둬야 할 교훈이다. 그런데 화순군은 어땠나. 행여 이번 일로 일손 돕기 자체가 의혹의 시선을 받고, 공무원 대부분이 의회와 이상한 관계를 맺어 가는 것처럼 오해를 받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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