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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대통령 시대에 직원으로 사는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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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완도신문펌 작성일08-10-30 09:49 조회1,6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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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대통령 시대에 직원으로 사는 국민들
[김용민의 촌철살인] 정규직 = 부유층, 비정규직 = 서민층

 


경제 문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통치자가 어려운 것을 강조하고 자꾸 드러내면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겠느냐. CEO를 해보니 CEO는 회사가 어렵고 기우뚱기우뚱 해도 당당한 모습을 유지해야 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더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다. 남의 말꼬투리 잡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이 말에 대해서는 한소리 좀 해야겠다. 지금 대통령의 언급 속에 ‘대통령:국민=CEO:직원’이란 프레임이 형성됐다. ‘대통령이 CEO적 마인드를 갖고 일 하겠다’는 의지는 박수 받을 일이다. 그러나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을 마치 ‘직원이 불안해하는 것’과 등치시킨다면 국민은 직원이 된다. CEO와 직원은 어떤 관계인가. 숱한 CEO들이 천명하는 것처럼 ‘상생의 파트너’이면 좋겠지. 그러나 ‘CEO대통령’ 이명박 선생은, "87년 현대건설 민주노조 결성당시 노조설립을 주도했던 서정의 위원장을 납치 감금해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 한 파렴치한"(이상범 전 울산북구청장 주장)이라는 지적에서 알 수 있듯 진보진영에서 ‘반 노동자 성향’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CEO 이명박 대통령, 직원 국민들의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

첫째, 직원이 CEO를 대적해서는 안 된다. CEO를 억지로라도 존경하고,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노조? CEO가만든 노조 외에는 허용 안 된다. 행여 단결권, 집단행동권 발동해서 회사에 조금이라도 불이익을 주면 가차 없이 해고당한다. 그러나 국가가 국민에 대해 해고할 수 없는 법. 사정기관을 동원하는 것이다. 건설정책 반대하는 환경 시민단체 제압하려 하고 있고, 교육정책 반대하는 전교조 때려잡으려 하고 있고, 언론정책 반대하는 ‘좌파 PD, 기자들’ 길거리로 내몰려 하고 있다. 촛불시위대는 폭력을 휘두른 사람은 당연하고, 인도에 있는 사람부터 유모차 부대까지 사법처리 내지 겁주고 있다. 반대세력을 해고는 못 시키고, 온 몸을 결박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아쉬우면 가만히 있으면 된다.

둘째, 생산성이 없으면 나가줘야 한다. 생산성 없는 직원이 월급을 받아 가면 것 만큼 사주의 속을 끓게 하는 게 없다. 1 원이 아깝다. 따라서 한직으로 보내서 ‘알아서 짐 싸라’며 압력을 가하던지 한다. 그래도 안 되면 유휴인력으로 분류해서 방출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국민을 이런 식으로 구조조정할 수 없는 법. 혜택을 돈 많은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자신의 영원한 ‘프렌드’인 부자, 상류층들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 사교육 강화, 부동산 수익 보장에다 공직 발탁이라는 선물을 아낌없이 안겨준다. 서민에 대해서는 재산세 가중, 사교육 할 돈 없어 도태, 집값 폭등, 공직 배제라는 불이익을 안겨준다. 따라서 아쉬우면 부자가 되면 된다고 한다.

셋째, 인사와 재정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첫째 항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경영자는 인사권 또 재정권에 관한 헤게모니를 갖고 있다. ‘이 인사가 잘못됐다느니’ ‘저 돈은 잘 못 쓰는 거라느니’ 다 헛소리들이다. 이것은 CEO의 소관이다. 분수를 모르고 떠들면 안 된다. 그러면 회사를 다닐 자격이 없다. 그러나 국가가, 인사 청문과 예산 심의를 담당하는 민주적 의회 시스템을 부정하는 얘기를 공연히 하기는 좀 그런 법. 아무 소리 없이 하고싶은 대로 다 한다. 강부자 고소영 S라인 인사 팍팍 갖다 심는다. 참여정부 인사는 옥석 구분할 것도 없이 다 ‘좌빨’이니 임기 여분의 관계없이 날리고, 그 자리에 자기 사람 갖다 앉힌다. 재정? 국민연금 기금부터 외환 보유액까지 전부 주머니 돈이다. A가 털리면 B로 막고, B가 새면 C로 돌려 막고. 야당이 반대해봐야 자자기 성대만 훼손하는 격이다.

우리는 이런 나라에서 국민이 아닌 직원으로 살고 있다. 직원에도 두 종류가 있지? 정규직과 비정규직! 정규직은 앞날이 보장된다. 비정규직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의 부유층과 서민층이 딱 그렇다. 서글프다. 그러나 서글프기에 앞서 먼저 짚을 게 있다. 지금 CEO는 비정규직의 몰표 속에 사주가 됐다는 사실을. 아마도 비정규직은 ‘월급 올려주겠다’ ‘정규직으로 만들어주겠다’라는 약속을 보고 찍어줬겠지. 그러나 결과는 그러한가. 아니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그럴 가망이 보이기나 하나. 이점 또한 명심하자. 무능한 직원은
회사 탓, CEO 탓한다. 묻고 싶다. 그럼 뭐 하러 이 회사의 직원이 됐는지. 유능한 직원은 설령 그 신분이 어떻건 간에 ‘내가 이 회사와 CEO를 바꿀 수 있다’는 적극성을 갖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이 한탄 보다는 변혁하고자 하는 의지 아닐까. 변혁 후에 우리는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직원이 아닌 주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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