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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하면 이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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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칼럼 작성일06-09-01 11:47 조회3,6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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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구청장도 새 사람이 왔는디 구청에다가 보조해달라고 다시 한번 요청해 보면 어뗘? 안된다고 허먼 데모라도 해야제!"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시민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인교육 프로그램(노인대학)에 참여하고 있는 어느 어르신의 항변이다. 모름지기 노인교육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구청에서 어느 정도 보조가 있었다가 예산부족의 이유로 지원이 끊겼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니 그저 막무가내로 하시는 말씀은 아니다.

정부기관의 보조 없이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니, 당신들이 지불하는 교육비가 적은 만큼 강사료가 적어서, 결국 마음에 드는 강사가 강사료 문제로 떠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갑자기 구청에 지원요청 데모라도 해서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발상이었던 것이다.

그저 안 되면 데모(demo)를 해서라도 이루어보겠다는 어르신의 발상이 힘없는 웃음을 짓게 한다.

이처럼 오늘날 데모(demo)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자주 쉽게 접할 수 있는 꺼리가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다.

데모(demo)란 원래 데먼스트레이션 (demonstration)을 줄여 데모(demo)라고 말하는데, 이는 특정한 요구사항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 실현을 위해 벌이는 집단적인 시위 또는 시위운동을 말하는 것으로 이 용어는 주로 정부나 경영주에 대해 국민이나 노동자들이 일정한 요구를 걸고 벌이는 시위행진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었다.

시위행진의 경우에는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플래카드, 깃발 등을 내걸거나 이외에도 머리띠 등을 두르고 구호를 외치는 등 집단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데모는 목적에 따라 진정(陳情) 데모, 항의 데모, 동조 데모 등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대상도 국가나 정부, 기업, 단체, 개인 등 다양하고 시위방법 또한 연좌농성, 파업, 사보타주(태업), 단식투쟁, 침묵시위, 촛불시위 등 여러 종류의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위의 형태도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과격한 무력시위 에서, 요즘은 공공기관에 진을 치고 심리게임같은 비교적 점잖은(?)침묵 시위, 고도의 힘겨루기 같은 상황도 자주 보여 지고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자신들의 요구 실현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여기에 대중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동조데모가 더욱 성행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왕왕 있다.

얼마 전, 찌는듯한 더위 속에서도 계속되었던 포항지역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건물 점거농성 시위도 건설노조가 다른 지역의 건설노동자는 물론 금속노조 등 건설과 관계없는 단체까지 끌어들여 포항을 전국적인 시위의 장으로 만들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좀 더 냉정하고 현명한 지역민들의 판단이 아쉽게 느껴졌다.

또한, 요즘도 산발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FTA(한미자유무역협정)반대 운동시위만 보아도 참 씁쓸한 기분이 든다.

법과 원칙이 무시되는, 그저 떼를 쓰면 뭔가 얻을 수 있다는 그릇된 관행이 우리의 진정한 권리주장 사고에 무게중심을 잃게 하는 것 같다.

'논어'(論語)의 '자로편(子路篇)'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孔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화합하지만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지만 화합하지 않는다".

여기서 부화뇌동(附和雷同)이란, '예기'(禮記)의 '곡례편'(曲禮篇) 상(上)에 나오는 말로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자신의 의견인 것처럼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지 말라"라는 뜻인데, 특별한 의지 없이 따라하는 행위는 한번쯤 진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득, 음미하고 싶은 <聖 프란체스코>의 기도문이 떠오른다.

주님,

제가 변화시킬 수 있는 일을 위해서는

그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주시옵고,

제가 변화시킬 수 없는 일 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화로운 마음을 주시오며,

또한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내려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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