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명세서 까발리다
나 00도 ㅇㅇ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이고,
83년 7월 ㅇㅇ일에 9급공무원으로 이 생활 시작했으니
정확히 23년이 꽉 차고도 6개월째, 계급은 7급입니다.
국가직 공무원이었으면 지금쯤 5급(사무관) 정도 되었겠지만 지방직 공무원 인사적체가 너무너무 심하다보니 아직까지도 7급입니다.
언제 6급(계장)으로 승진하냐고요? 그건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릅니다.
89년에 결혼을 해서 아내와의 사이에 두 남매를 얻었고, 칠순이 넘으신 아버지를 모시고 삽니다.
그것도 월 25만원짜리 월세입니다.
월세를 언제쯤 탈출하냐고요? 그것도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월세탈출은커녕 전세로라도 옮겨보는게 소원입니다.
금년 1월달 봉급은 아직 받아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고요,
2006년 12월 월급명세서를 받아보니 한 달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이 안나옵니다.
아버지 용돈도 드려야 하고 두 남매 교육도 시켜야 하고, 그리고 또.......
세부 월급명세서를 이렇게까지 까발리면 욕먹을지도 모르겠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해 까발리기로 했습니다.
2006년 12월분 월급명세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렇게 되어 있군요.
봉급총액(돈 받기 전) : 2,410,970원
본봉 : 2,062,000원
가족수당 : 90,000원
정근수당가산금 : 100,000원
정근추가가산금 : 10,000원
대우수당 : 98,970원(이 돈은 너무 오랫동안 6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위로금조로 주는 거)
장려수당 : 50,000원
공제내역을 보니
소득세 : 131,680원(뭔 세금이 이렇게나 많아? 이른바 잘나간다는 '사'자 단 사람들보다 많이 내네)
주민세 : 13,160원
일반기여금(이게 매달 내는 연금임다) : 198,370원
건강보험료 : 88,480원(보험료도 만만치 않네요)
기타 : 52,630원
※ : 공제총액 : 484,320원
그래서 실제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1,926,650원이군요.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고도 남을 24년동안 나라에 봉사한 세월치고 받는 돈이 정말 많은 것같습니다.
이쯤에 이르러서는 공무원이 먹고 살만하다는 정부말이 맞는 것인지 의문부호도 자연스레 생깁니다.
마누라에게 이걸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정말 고민아닌 고민도 많이 했었슴다.
나중에 집에 와서 명세서를 보여주니 아내가 말없이 웃기만 합니다.
아내의 웃음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날 아내와 나는 밤늦게까지 마주앉아 쓴 소주를 마셔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또 최후보루인 공무원연금을 개혁한다네요?
오직 연금하나 믿고 살아왔는데.... 어떻하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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