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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르미 작성일07-01-16 09:45 조회6,2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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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놓은 전임자 500명 ‘빨간 조끼’ 역주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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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 돌입을 하루 앞둔 14일. 현대차 울산 공장 본관 주변, 공장 등에서 취재진이 모은 소식지는 13가지나 됐다.

노조의 10여 개 파벌이 발간하는 사내 소식지였다. 집행부는 물론 각 파벌이 따로 소식지를 냈다. 대부분은 ‘노동해방’을 주장하는 강경파들.

이들 파벌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강경 노선을 주장했다. 발언 수위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경제 발전의 동력을 상실해 가는 ‘한국호’를 앞에서 이끌어야 할 현대차가 오히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암초가 돼 가고 있는 것.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33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매출 손실(회사 측 추정)이 1조6000억 원으로 국내 기업 중 최고를 기록했다.

올 7월로 출범 20년을 맞는 현대차 노조는 4만3000여 명의 조직원을 거느리며 수십 개 파벌이 노동운동가를 양산하고 정치투쟁을 벌이는 조직이 됐다. 노조보다는 정당 조직에 가까운 모습이다.

현대차의 노조 전임자는 90명. 교육위원 등 전임자 대우를 받는 위원들은 120명이다. ‘빨간 조끼’로 불리는 노조 대의원 정원은 456명이다.

회사 측은 “대의원 중 상당수는 사실상 현장 노동에서 손을 뗐다”며 “공식적인 노조 전임자는 210명이지만 사실상의 노조 전임자는 500여 명”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노조공화국’이라는 사실은 공장 곳곳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12일 현대차 정문에서는 일반 직원들이 명찰의 바코드로 출입 확인을 하고 있었다.

그 사이로 빨간 조끼를 입은 노조 간부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신입 직원부터 고위 임원까지 모두 출입 기록을 남기지만 500여 명의 노조 간부는 예외였다.

1997년 노조의 요구로 전 직원의 명찰에서 직급 표시는 사라졌다. 대신 노조 간부들만 명찰에 노조 간부 표시를 한다. 대의원임을 상징하는 빨간 조끼는 특권을 상징하는 ‘완장’이 됐다.

“일선 근로자의 꿈이 명장(名匠)보다는 노조 대의원”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내부에서 제기될 정도다.

노조 간부조차 현대차가 ‘노조공화국’임을 자랑스럽게 밝힐 정도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절대 죽지 않는다. 생산 현장의 조직화된 활동가만 100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정치 조직이 되어 버린 노조, 조합원의 복지를 외면한 채 노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벌이는 파벌 간의 선명성 경쟁은 현대차 노조가 “세상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수많은 비판에도 귀를 막고 ‘상생(相生)’의 길을 외면한 채 거꾸로 달려가는 주원인이다.

강경파만이 살아남는 악순환의 구조에서는 온건파가 설 자리가 없다.

전임 노조 대의원인 K 씨는 지난해 노사협상을 앞두고 새로운 협상안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노조가 사측에 일부 양보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그는 노조 회의장에서 자신의 뜻을 밝힐 수 없었다. 발언을 시작하자마자 강경파 대의원들이 욕설을 하고 볼펜 등의 물품들을 집어던졌기 때문이다.

강경 파벌들이 선거 때마다 연합해 강성 집행부를 구성하지만 회사 측의 대응 또한 21세기형 노사관계 매니지먼트라고 부를 수 없는 수준이다. 주요 고비마다 회사 측이 원칙 없이 미봉책으로 넘기다 보니 이제는 원칙이 무엇인지도 희미해진 상태다.

노조 눈치 보기는 회사 조직에서 상급자와 하급자가 역전되는 현상도 불러왔다.

지난해 9월 현대차 공장의 사무실에 노조 대의원 한 명이 들어섰다. 조직상 상급자인 부장이 뛰어나왔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관리직 L 차장은 “상급자인 부장이 커피를 준비하고 대의원에게 ‘좋아하는 담배가 뭐냐’고 물어보며 쩔쩔매더라. 이게 우리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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