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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사회복지공무원 “쏟아지는 정책 수발하느라 현장 방문 엄두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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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13-06-11 11:14 조회1,7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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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복지정책이 쏟아지면서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올 들어 벌써 사회복지공무원 4명이 과중한 업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현장에서 복지 업무를 제대로 하려면 소외 계층이 실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요즘은 ‘가정방문’ 같은 건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북대 사회복지학과 조성심 교수팀은 최근 사회복지공무원 14명을 심층 면접해 ‘사회복지공무원의 직업 경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의 목소리에는 정책과 현장의 괴리 현상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10년째 구청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맡고 있는 A씨(34·여)는 무상보육 등 ‘서비스형’ 복지가 늘면서 정작 ‘생계형’ 복지에 관심을 쏟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기초수급 대상자들을 만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문서에 있는 정보를 토대로 ‘책상’에서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씨는 “내가 관리하는 기초수급자가 500∼600가구나 되는데 가정방문을 나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B씨(46)도 “위에선 복지를 강조하지만 실제 여건은 현장 방문도 할 수 없는 처지다. 복지가 ‘문서’로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급조된 복지정책이 쏟아지는데 인력은 그대로다. 업무 처리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5년 동안 복지정책은 45%, 복지제도 대상자는 157.6% 늘었지만 사회복지 공무원은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신질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등 ‘밑바닥 생활자’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병원비를 내달라거나 빚보증을 서 달라고 조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사소한 문제를 들고 와 해결해 달라고 떼를 써 난처할 때도 있다. 한 구청 공무원(39·여)은 “정신질환을 앓던 남성이 자해하겠다며 흉기를 들고 구청에 찾아와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고 했고, B씨는 “전과가 있는 남성이 초등학생 딸을 시켜 쌀을 달라고 요청했는데, 쌀을 주지 않자 망치를 들고 찾아왔다”고 전했다.

심층 면접에 응한 사회복지 공무원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지원받지 못하는 이들과 부정수급자들을 동시에 지켜보며 복지제도에 회의가 든다는 말도 했다. C씨(36·여)는 “매일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매 맞던 아이를 도와줄 방법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인근 아파트 빈집 주인에게 부탁해 그곳에서 따로 생활하게 했다. 생활도구는 인근 복지관에서 챙겨다 줬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사회복지 공무원 인원을 현실에 맞게 늘리고 업무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양적 충원이 시급한데, 정부가 추진 중인 증원 계획으로 될 일이 아니다. 민원인에게 받을 수 있는 심리적·신체적 위해로부터 보호할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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