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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뭔 작성일07-08-10 11:23 조회3,1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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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에 살고 원칙에 죽는다."
  
  원칙과 규정을 생명처럼 여기는 공무원들의 모토다. 최근 그런 공무원들이 시간외 근무를 하지 않고도 수당을 수령한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강북구청도 예외는 아니었다.
  
  앞에선 원칙 운운하면서 뒤로는 주민들의 예산을 탈법적으로 수령해 왔다는 사실에 실망감과 배신감이 함께 밀려왔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여러 구청에 걸쳐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불거지는 데에는 뭔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공무원 수당체계, 속사정 알고 보니…
  
  우산 공무원들의 임금체계부터 살펴보자. 김대중 정부는 "공무원들의 임금을 현실화 한다"면서도 기본급은 인상하지 않고 각종 수당을 임금보전 형태로 지급해 왔다.
  
  하위직 공무원일수록 전체 급여에서 수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9급 공무원의 경우 40%이상이 수당으로 이뤄져 있다. 공무원의 기본급이 기업의 임금 인상율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에 기본급을 인상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고 한다.
  
  수당 지급내역을 보면 문제점이 곧바로 드러난다. 시간외 근무 중 하루 2시간은 무조건 공제하고, 4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는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는 시간외 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을 수가 없다는 구조란 얘기다.
  
  공무원들은 아무리 늦게까지 근무를 하더라도 하루 4시간만 초과 근무수당을 받게 된다. 휴일근무도 근로기준법을 기준으로 하면 평일 기준 150%의 수당을 받아야 하지만 평시와 같이 지급하고, 기준산정액도 실보수가 아닌 해당 직급의 기본급 10호봉 분만 지급하게 돼 있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업무내용에 따라 뼈 빠지게 일하고도 제대로 대가를 못 받는 공무원이 생긴다. 공무원도 사람이다 보니 이런 조건에서는 "열심히 일해 봐야 손해"라는 인식만 확산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공무원의 경우 일은 하지 않고도 시간에 맞춰 인식기에 '신고'만 하고 수당은 챙겨가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전기요금만 잡아먹는 지문인식기
  
  물론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시간 외 수당을 부당하게 청구해 온 공무원들의 잘못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번처럼 문제가 발생하면 몇몇 공무원들만 징계하고 논란을 덮으려는 행자부의 무능력이 더욱 문제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다. 행자부는 임금구조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수차례의 건의를 매번 묵살해 왔다.
  
  특히 이번 언론보도 이후 동사무소나 구청의 민원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지역주민에 의한 지탄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규정상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을 요구하는 민원인일수록 악담을 해 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결국 공무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공무원 전체에 대한 일방적 매도와 '범죄자 낙인찍기'가 난무하는 상황이란 얘기다.
  
  지문인식기 도입도 결코 완전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강북구청의 경우 본청은 4월 중순부터, 보건소-동사무소- 구의회 사무국 등은 7월부터 지문인식기를 설치했다. 출퇴근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한 방책이라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자.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성북구청에는 지문인식기가 없었던가?
  
  지문인식기 설치가 과연 지역주민들과 공무원들 간의 무너진 신뢰와 그 동안 묵묵히 일해 온 대다수 공무원들의 무너진 사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까?
  
  얼마 전 간만에 구청 공무원들과 회식자리를 가졌다. 소주잔이 오가는 속에 한 공무원은 이렇게 속내를 털어 놨다.
  
  "수당 안 받고 기본급만으로 생활이 됩니까? 시간외 수당 때문에 꼬박꼬박 밤 10시를 넘겨 근무를 하다 보니까 자식들 얼굴 볼 시간도 없네요. 그렇다고 수당이라도 안 받으면 늘어 가는 아이들 학원비는 어떻게 하겠어요? 솔직히 요새는 가족끼리 외식 한 번 하기에도 버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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