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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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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무원 작성일08-06-24 09:35 조회2,9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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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23일-27일)에는 쇠고기 정국과 관련한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부장관 등에 대한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재정부장관은 유임 쪽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금융시장 쪽에서는 오는 24~25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가 주목 되고 있다.

고유가, 인플레이션 상황, 신용불안 등의 환경에서 FOMC가 일단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는 월가를 비롯한 전 세계 금융가에 관심이 높다.

지난주에 다우지수가 12,000선이 무너졌다. 이런 분위기가 이번 주에도 이어져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외환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에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들의 교체가 마무리됐다. 새 경제수석에 박병원 전 재경차관이 중용됐다. 정통 관료출신이 입성해 복잡하게 꼬인 경제현안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도 관심이 쏠린다.

▲ 신임 경제수석의 몇 가지 편린들 = # 장면1. 95년 기획원 예산정책과장이던시절. 구르몽의 시를 프랑스어로, 소동파의 시를 중국어로 암송하던 박병원 과장.

당시 그는 공직에 봉사하는 것 가운데 국립수목원에서 일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보람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겨울 나목(裸木)을 50여 미터 전방에서 슬쩍 보기만 해도 수종을 알아맞히는 나무 박사인 그는 하지만 당시 주변의 반대 때문에 산림청으로 전직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핵심경제부처 수석 과장이 서기관급 수목원장으로 낮춰서 옮겨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동료들의 억지 주장 때문이었다고 한다.

# 장면2. 2001년 가을 어느 주말 서울근교 골프장. 세컨드 샷을 멋지게 날린 당시 재경부 박 국장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아, 예, 장관님, 어쩌고저쩌고(업무관련 설명이 한참 이어지고), 지금요?. 지금 오라고 하시면 좀 곤란한데요, 운동 중이라서". 동반자들의 얼굴이 일순 굳어졌다. 자신감도 좋지만 장관의 주말 긴급 호출에 대해 "일개 국장이 그렇게 대응하면 잘릴 텐데"라며 모두 걱정 일색이었다.

# 장면3. 2004년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대통령주재 관계자회의. 당시 대통령은 지난 수년 동안 수십조 원의 예산집행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농촌이 왜 이 모양이냐고 농림부장관을 목청 높여 깨는 중이었다.

남의 부처 일이지만 잠시 발언권을 얻은 재경부 박 차관보는 해방 이후 농어촌 지원의 역사와 현재까지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대통령의 흥분은 누그러지고 농림장관은 회의 직후 복도에서 박 차관보의 손까지 잡으며 고마워했다.

2006년 부동산 대책회의. 당시 박 재경 차관은 세금 위주의 부동산 대책의 무모한 점을 설명하고 공급이 전제되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반대논리가 워낙 설득력 있자 당시 정권 실세들은 그를 결국 부동산 대책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외시킨다.

▲ 두 종류의 공무원 = 새 정부 초기에 재경부 출신들이 철저히 배척당하다가 3개월 지난 이후 '커리어' 출신의 대표 주자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입성하자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주말에 만난 한 전직 경제부처 장관은 이대통령의 '을의 추억'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민간기업을 운영하면서 민원부서의 하급공무원들만 상대하다 보니, '퍼블릭마인드'로 무장한 자기관리에 철저한 실력있는 프로공무원들을 만날 기회가 없던 것이 새 정부 초기 인사문제를 꼬이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위의 두 종류의 공무원 가운데 한 종류만 만난 경험의 결과가 정부 초반의 인사 정책에 '미스'가 생기게 했다는 분석이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노'라고 말할 수 있고 소신과 실력으로 무장한 에이스 정책부서 공무원 출신을 인재풀에포함할 때 정책의 리스크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주장이었다.

종합예술의 영역인 국가운영을 위해서는 기업을 운용하는 '민간 마인드'만으로는부족하며 '퍼블릭 마인드'의 가치를 새 정부가 빨리 인식하고 활용하는 것이 경제난국을 헤쳐나가는 데도 유익하다는 설명이었다.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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