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 철밥통' 인식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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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무원뉴스 작성일08-03-24 09:50 조회4,20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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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현장시정추진단’으로 배치된 서울시 공무원들이 한강 둔치 반포지구에서 잡초를 뽑아 담은 마대자루를 들고 걸어가고 있다. 올해부터는‘인권 침해 여지가 있다’는 일부 지적에 따라‘한강 둔치 청소’는 하지 않는다./조선일보DB |
무능 공무원 퇴출 '현장시정 추진단'制 시행 1년
추진단 포함된 102명 중 5명 강제면직·13명 사직
허드렛일 하다 개선여지 없으면 가차없이 퇴출
일부는 "상처 받아"… 둔치청소 올해부터 않기로
1년 전 서울시 공무원 사회는 뒤숭숭했다. 게으르고 무능한 공무원들을 '잠재적 퇴출후보'로 골라내 각종 허드렛일을 시키며 개선여지를 본 뒤 구제불능으로 판단될 경우 가차없이 퇴출시킨다는 '현장시정 추진단' 제도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3% 퇴출'이라는 말로 더 잘 알려졌던 현장시정추진단 제도는 공직 개혁 바람을 전국에 불러일으킨 첫걸음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내부 반발과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는 "현장시정추진단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프로그램과 운영방식을 보다 창의적으로 바꿔 인사제도의 축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시정추진단원들의 요즘
작년 4월 출범한 현장시정추진단의 '창단멤버'는 102명. 93명이 6급 이하였지만, 간부급도 9명(3급 1명·4급 2명·5급 6명)이었다.
이들은 4월부터 10월까지 한강둔치 청소, 노숙인시설 봉사, 상수도 취약지역 누수징후 조사 같은 일에 투입됐고, 정신교육과 상담도 받았다. 지난 10월 1차 프로그램이 끝난 뒤 태도와 능력이 향상됐다고 판단된 55(54%)명은 현직으로 복귀했다. 17명(휴직 4명 포함)은 재교육을 받고 있으며 다음 달 초 현직복귀 여부가 결정난다. 여기서도 '구제불능' 평가를 받게 되면 퇴출된다.
그 동안 개선 여지가 없다고 판단돼 강제 면직된 공무원도 5명이고, 스스로 옷 벗은 사람도 13명이다. 당초 호언했던 3%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공무원=철밥통'이란 등식에 금이 간 것만은 분명하다. 현장추진시정단원에 포함됐다 지난 가을 돌아온 이들의 평가는 어떨까? 사업소에서 일하다 현장시정추진단에 포함됐던 이모(35)씨는 "시민들의 말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많은 현장시정추진단원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역시 사업소 근무 중 현장시정추진단에 포함됐던 김모(47)씨는 "사직서까지 쓰려다 상급학교 진학하는 자녀를 생각해 참았다"며 "새 부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잘못해서 벌 받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원하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재교육장으로 바꾸면 좋겠다"고 말했다.
◆잘 하는 이들에게는 인센티브를
현장시정추진단으로 대표되는 신(新)인사시스템의 핵심은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고 서울시는 강조한다. 연차가 짧더라도 성실하고 유능한 사람에게는 고속 승진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작년 7월 서울시는 창의적 업적을 낸 직원에게 점수를 주는 '성과 포인트' 제도를 신설,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면 선배와 동기들을 추월해 승진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유학 등 각종 선발 때 먼저 혜택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서울시의 지난 2월 승진인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행정직 주사(6급) 2명이 6년 5개월만에 사무관(5급)으로 승진했다. 6급→5급 승진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11년인 것에 비하면 무척 빨랐던 셈. 5급 진급에 10년이 걸린다는 녹지직에서도 7년만에 진급한 경우가 나왔고, 건축직도 평균(15년) 보다 4년 빠른 11년만에 5급 승진자를 냈다. 최항도 서울시 행정국장은 "연공서열을 깨고 철저히 성과와 실적에 따라 보상하는 것이 인사의 원칙으로 자리잡았으며, 이는 7급 이하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어떻게 진행되나?
서울시는 현장시정추진단을 '현장시정지원단'으로 이름 바꾸고 매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부 프로그램은 적잖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올해부터 한국임상심리학회 소속 학자 등 심리전문가들이 운영의 전 과정에 참여한다. 이들은 종합적 인성·역량 평가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공무원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상담자로 나서게 된다.
'징벌'의 색채가 강했던 프로그램도 상당부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독서와 외부 특강, 전산 등 직무 관련 자격증 과목과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교양과목을 많이 포함시켜, 본인에게 필요한 것을 선택해 이수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공무원들로부터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던 복지시설 봉사와 시설물 점검은 늘리고, 인권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던 한강 둔치 청소는 빠진다.
[정지섭 기자 xanad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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