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 고교생 강좌에 관한 몇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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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나가다(펌) 작성일08-08-15 01:39 조회3,6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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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여기 사이버공간을 뜨겁게 달구는 주제 중의 하나가 교육 문제이고 그 중에서도 한 부분이 청해진 고교생 강좌입니다. 사실 지자체가 실행되면서부터 일었던 바람중의 하나가 교육에 대한 관심이었지요. 그래서 가까운 강진군에서는 교육에 얼마를 지원했고, 또 다른 지자체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고, 또 다른 곳에서는 특목고를 세우려는 문제를 두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는 말도 들리는 형편입니다. 그 유행처럼 번진 지원이 우리 완도에서도 진행되고 있죠. 그게 지역 인재를 키우기 위한 갸륵한 뜻에서였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에서였든, 교육 때문에 도시로, 도시로 빠져 나가는 인구를 줄이기 위한 것에서였든, 것도 아니라면 다분히 표를 위한 것이든 간에 최종적인 수혜자가 우리 학생들이고 보면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결코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 지원을 우리 완도에는 고등학교에 이러 저런 명목으로 하고 있고, 급기야는 청해진 고교생 강좌라는 것도 설치해 완도 소재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것을 어떻게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는데요. 청해진 고교생 강좌는 들어보니 완도소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고사 점수가 일정 이상을 넘는 학생들을 모아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완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랍니다. 강사는 완도도 아닌 광주에 있는 유명한 강사를 초빙하였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이 제도는 처음에 입안할 때 완도 공무원 여러분이 타군을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벤치마킹을 하여 시행한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것도 어찌 잘못된 것이라 하겠습니까? 아이들을 위하여 그렇게 수고 하였다는데요. 그런데 이 제도가 시행해 갈수록 처음과 같지 않게 자꾸만 시들해진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뭐 아이들이 자꾸 결석을 하고, 어려워 한다는 말도 들리고 그 강좌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도 성과가 없다는 말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문제이지요. 아니 이는 완도 아이들을 위한 제도인데 수혜 받는 대상이 싫어하고 기피하고 나아가 성과가 없다고도 말하니 정말로 문제이지요. 예산도 대단히 많이 소요된 것이라는데요. 그렇다면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요? 야심차게 시작한 제도가, 완도 아이들의 성적을 높여서 지역의 인재를 키우자고 시작한 제도가 왜 이런 암초에 부딪쳤을까요? 그럼 이제는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분석해 봐야겠지요. 왜냐하면 지금 청해진 강좌에 사용된 장학금은 우리 군민이 모은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장학금의 시작은 완도 사람이 완도지역에서 판매하는 담배 사피우기 운동을 벌여서 집에서조차 담배 끊으라는 압박을 견뎌가면서 얻어진 세금을 모은 것이 시작이기에 그렇습니다. 요즘에 이르러서 일부 독지가가 많은 돈을 내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모태는 군민의 건강을 담보로 하여 모아진 돈이라서 결코 함부로 쓰여서는 안 되는 돈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면 뭐가 문제라서 이지경이 된 것일까요? 우선은 이 강좌가 어떤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불분명하기에 그렇다고 봅니다. 물론 대상이 모의고사 일정점수 이상이라고 있기는 하지요. 우선 그 점수를 모의고사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합산 210점이라고 해봅시다. 그럼 평균 70점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그 중에는 평균 80점도 있을 거고, 90점도 있겠지요. 그런데 사실 평균 70점과 90점은 수치로 따지면 20점에 불과하지만 모의고사에서는 결코 넘지 못할 벽일 수도 있는 점수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한 교실에 모아서 일률적인 강의를 한다는 게 한마디로 말하면 웃기는 겁니다. 당연히 알아먹기도 하고 쉽기도 한 사람이 나올 거고 못 알아먹겠다는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는 거죠. 사실 이 제도를 시행한다고 해서 우리 전남의 유명 사립학교에서 고3 담임만 10여년을 넘게 담당한 교사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교사의 말이 놀랍게도 “그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더군요. 자기네 학교처럼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상위층이 두터운 학교 -참고로 그 학교의 학생들의 올해 1학년 6월 모의고사 성적을 들어보면 학교 평균이 380점 정도이고 400점 이상자는 대략 120명 정도 수준인- 에서도 수준별 우수학급의 30명이 성적 격차가 20~30점 이상 벌어지면 어느 한곳에 중점을 두고 교습을 하기가 어려운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제도를 시행하기가 어렵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그 학교에 그런 식의 사교육을 하라고 소요 경비를 지원해준다면 “할 것인가” 하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당장은 하지 못하고 6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연구하여 적절한 방법을 찾은 다음에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실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줄이는 방법이 뭐냐고 했더니 반을 과목별 점수대별로 세분화시키는 것이라 했습니다. 10년 이상 고3 담임을 한 입시 전문가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전혀 신빙성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겠죠? 그런데 우리 완도는 어떠했나요?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고 시작했나요? 그렇지 않았다면 실패할 소지를 안고 시작했다는 말이겠죠. 아마도 그 계획을 입안했던 사람들의 생각은 우리 아이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지원을 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서둘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도 아니라면 아이들 교육문제를 집 짓듯 뚝딱 기초하고 철근 세우는 식으로 시행한 것은 아닌지요. 다음의 이유로는 강사들의 문제입니다. 사실 이런 계획을 세우고 그 강사들과 계약을 할 때는 이런 저런 문제를 고려해서 이야기하고, 미리 예상해보고 시행하는 것 아닌가요? 거기에서 그 강사들이 이런 저런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어야 맞고 만약 그랬다면 이 계획이 어떤 형태로든 수정이 되어졌겠죠? 그런데 수정된 흔적이 보이지 않았으니 결국은 그 강사들이 깊이 있게 이야기 하지 않았거나, 그런 문제에 관심이 없이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여겼거나, 그도 아니라면 별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거나 하겠죠. 확인할 수 없는 소문에 의하면 강사료가 700~800만 원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2007년 통계에 의하면 4인가족의 최저생계비가 120여만 원이었으니 6가구의 최저 생계비에 해당하는 돈이군요. 그 돈이면 아주 많은 것 아닌가요? 세상의 이치가 받아간 돈이 많으면 그에 따르는 의무도 무거워 지는 거고, 결과에 대하여도 일정부분 책임을 지는 것 아닌가요? 예를 들어 여러 학부모님의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고서 1년이 지났는데도 아이의 성적에 변화가 없거나 제자리걸음이라 해도 가만히 계시나요? 뭐라고 하던 말 할 거고 그래도 변화가 없으면 아이를 그 학원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하지 않나요? 그리고 혹시 아이들의 학습 성취도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지 않은 것은 아닌 아닌가요? 만약에 확인해보지 않았다면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 강사들이 소속되지 않은 다른 사교육기관에 시험출제를 의뢰하고 시험을 보고 한 달쯤 지나서 다시 시험을 치러본 후 결과를 비교하면 확인이 되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객관적인 확인을 여러번 해 본 다음 성과가 없다면 더 큰 낭비가 있기 전에 다른 방안을 연구해야겠지요. 다음은 학습 주기에 대한 것입니다. 들어보니 일주일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강좌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봅시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하는 학습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아마 이 계획의 본래 취지는 주말에 강의를 하고 학생들은 주중에 그 내용을 복습하고, 또 봐서 의문 나는 점은 다음 주에 질문해서 알아간다는 거였겠죠. 근데 그게 현실적으로 참으로 어렵습니다. 사실 아이들도 바쁘거든요. 학교 공부도 해야 하고, 숙제도 해야 하고, 수행평가도 해야만 하고 놀기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주말학습과제물도 해야 하고, 복습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으니 해야 할 우선순위를 정하겠죠. 그래서 일 순위는 학교 숙제일거고, 수행평가도 꼭 해야 하거든요. 그리되면 주말학습은 뒤로 물러나게 되고 해야 할 공부가 쌓이면 당연히 하기 싫어지겠죠. 그 결과가 저조한 참여율과 성과 없음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는 사실 시작할 때부터 충분히 예측 가능하지 않았나요? 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학부모라면 알만한 문제입니다. 만약에 예측하지 못했다면 자문을 충분히 하여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이 되겠죠. 그리고 여러 학부모님들도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학생들이 일 년 열두 달을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겠습니까? 할 수 있다고 하는 학부모님이 한 달만 그렇게 수업을 받아 보십시오. 아마도 99.9%는 못하겠다고 할 겁니다. 그러니 이 강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습 주기를 주 단위가 아닌 매일로 바꾸어야 하겠죠. 그러면 광주에서 초빙한 강사들이 매일 올수는 없겠군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왜 거기에 목을 매는 겁니까? 아니 학교 선생님들의 좋은 실력은 어디에 쓰나요? 선생님들이 난색을 표해서 어렵다는 말씀인가요? 그러면 학부모님들이 나서서 설득해야죠. 어느 선생님이 아이들의 공부를 시키겠다고 학부모님들이 매달리는데 그것은 “죽어도 못해”라고 단호하게 내칠만한 배짱을 가졌답니까? 혹시 공립학교이니 어렵다는 말을 할 수는 있겠네요. 그러면 인근 강진고나 해남고는 같은 공립인데 어떤 식으로 할까요? 기술적인 방법은 연구하면 나옵니다. 그리고 군에서는 그 선생님들에게 초빙강사들에게 지불하는 금액을 지불하면 되겠네요. 일요일은 하루라도 제대로 쉬게 해주세요. 그 편이 더 좋은 학습 성과를 가져올 겁니다. 전남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에서도 일요일에까지 아이들을 잡아 놓고 공부시키는 것은 바로 다음 주에 시험이 있는 일요일에만 국한합니다. 나머지 주에는 학생들 재량에 맡깁니다. 그러면서도 한 달에 하루는 모두 집에 가게 합니다. 다음으로는 강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문제입니다. 완고생은 청해진 강좌를 받는 아이들뿐일까요? 받는 학생보다 서너 배는 많은 학생들이 강좌를 받지 않고 있지요. 그 중에는 받고 싶어서 몸살이 나는 학생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모의고사 점수에 묶여서 받을 수는 없겠죠. 그러면 그 아이들은 시쳇말로 공부 못해서 받는 설움도 만만치 않을 텐데, 거기에 이런 식으로 주어지는 학습의 혜택마저 받을 수 없다면 상대적인 박탈감도 상당하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러면 그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도 교육의 한 방향이겠지요. 그런데 청해진 고교생 강좌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는 있을망정 더 많은 아이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럼 그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모의고사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그 굴레를 계속해서 지고 있어야 할까요? 최소한 기회는 같이 줘봐야죠. 청해진 강좌에서 수용하지 못한다면 다른 방식을 강구해서래도요. 지금까지 청해진 강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 부분만 몇 가지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요? 우선 청해진 고교 강좌를 시행하는 주체가 어디인가요? 장보고 장학회인가요? 군청의 교육 지원계인가요? 아니면 두 곳 모두인가요? 아무려나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교육 문제를 계획하고 실행해 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가요? 당연히 교육에 관한 전문가겠죠? 그런데 과문한 탓인지 그런 전문가들이 위의 두 기관에 있다는 말을 들어보질 못했군요. 바로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결코 지나침이 없을 겁니다. 설령 한두 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손 치더라도 더 많은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면 문제가 더욱 줄어들었겠죠.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자기가 살 집을 짓기 위해서 여러 집을 보러 다니고 준비하고 계획하는 시간이 집 짓는 시간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제라도 장보고 장학회에 전문가를 두거나 그게 어렵다면 자문단이라도 구성해서 문제점을 수정해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어렵게 모은 장학금을 낭비했다는 말을 듣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여러 가지 말들이 모두 완도의 교육발전을 위한 것이니 누구를 비난 할 생각에서 이야기 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완도군이나 장학회의 관계자들이 수고하시는 점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 말들이 하도 분분하여 생각대로 몇 마디 올렸으니 혹시라도 관계자가 읽어주신다면 다행이고, 문제점을 수정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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