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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공무원… 문화운동가로… 새길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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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일보 작성일10-06-23 09:51 조회2,5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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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이라(33)씨는 6ㆍ2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돼 1호 다문화 정치인이 됐다. 2003년 9월 한국인과 결혼한 친구의 소개로 당시 여행업을 하던 사업가(50)와 결혼해 입국한 이씨는 2008년 10월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까지 받았던 고난을 다른 결혼이주여성에게는 안겨 주지 않으려고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부회장과 경기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덕분에 2008년 5월 세계인의날에 법무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런 그의 이력을 높이 사 비례대표후보 1번으로 공천했고, 선거에서 무난히 당선됐다.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다문화인들은 이처럼 한국 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킬 정치인을 배출할 만큼 외연을 넓히고 있다.

비록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국민참여당도 충북도의원 비례대표후보 1번으로 몽골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체체그수렌(37)씨를 내세웠다. 1988년 입국해 2008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청주YMCA 등에서 다문화인을 위한 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다문화 강사를 맡고 있다.

두 사람에게서 보듯 다문화인에 대한 관심은 주로 결혼이주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100만여 다문화인의 7할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이주노동자다. 이주노동자를 대변하는 다문화 리더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95년 정치적 자유를 위해 버마를 떠나 한국에 들어온 소모뚜(35)씨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는 다국어 방송인 MWTV(이주노동자의방송) 대표로 10개 국어 프로그램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도록 하는 일에 열심이다. 그는 이제 다문화인뿐 아니라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 인사가 됐다.

시민 사회에서 영향력을 갖게 된 경우도 있다. 35년째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한옥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62)씨는 한옥 지킴이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는 지난해 6월 동소문6가 주민 20여명 명의로 시를 상대로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이끌어 냈다.

공무원 사회도 다문화인들의 활약은 예외가 아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중앙공무원교육원 행정자치부 교육담당 계약직 나급인 더글라스 빈즈(미국)씨 등 5명이 국가직 공무원으로,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안토니 우디위스(영국)씨 등 123명이 교육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전남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계약직 가급인 호셀라몬 로살(미국)씨를 비롯한 35명은 지방직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하지만 다문화 리더의 증가에는 함정이 있다. 특히 정치 분야의 경우 여야가 구색 맞추기용으로 징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효용성이 떨어지면 바로 폐기 처분된다. 또 정치 권력이 변하면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많다.

미국이나 영국의 소수민족 공동체도 의회에 자신들의 대표를 진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회는 자유방임과 경쟁의 원리가 기본이어서 인위적 지분 배정은 드물다. 다문화 리더의 성공 비결은 사회 구성원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똑같은 조건, 아니 더 열악한 조건에서 스스로 승리를 쟁취한 결과인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계 리더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김창준(53)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연세대 법학과 3학년 때인 1961년 단돈 200달러를 들고 혈혈단신으로 미국 유학 길에 올랐다. 미국에서 그는 지방신문 독자부 직원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주경야독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사업에 성공한 김씨는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이어 미국 정치의 꽃인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현재 그는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시장으로 일하고 있다.

영미와 달리 주로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소수자로서 다문화 그룹에 대한 지분을 배정해 리더를 키운다. 하지만 이들도 그 많은 다문화인 사이에서 확실하게 경쟁력이 검증된 사람만 선택하기 때문에 한국의 부속품형 리더와는 다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 리더라면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으로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해 새로운 이주민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국제적 관점에서 자기 분야의 경쟁력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문화인이 늘고 있지만 아직 귀화자는 7만여명에 불과해 소수자의 이익 대표성을 반영한다는 식의 다문화 리더론은 합리성이 떨어진다"며 "냉정하게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공정한 경쟁에서 승리한 다문화 리더들이 나와야 소수자에게도 희망을 주고 문화 다양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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