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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복수노조 금지 방향 급선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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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머니투 작성일09-12-01 08:41 조회3,0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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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복수노조 허용 문제와 관련, 민주노총과 입장을 달리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은 한국노총이 장석춘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강조해온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의 연장선에서 나온 조치라는 평가다.

장 위원장은 이날 복수 노조를 허용할 경우 '노동운동 조직간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산업 생산현장이 투쟁의 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노동 민주화 과정을 통해 다져온 노사 상생의 문화가 조합원의 인기를 얻기 위해 서로 다투는 목소리로 바뀌고, 노조간 선명성 경쟁이 강성 투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불을 보듯 뻔해 복수 노조 허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장 위원장의 입장은 지난 2월 취임사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노사관계를 '대립과 반대' 위주에서 '대화와 참여'로 바꾸겠다며 노조가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는 책임 있는 경제주체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생의 노사관계를 화두로 내걸었던 셈이다.

당시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재계는 장 위원장의 취임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환영의 논평을 내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취임 후 첫 행보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만나 "노사가 협력해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으자"고 손을 내밀기도 했다.

그동안 재계가 복수 노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온 것도 이미 선진국에서 그 부작용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미국과 영국의 경우 노사간 갈등보다 노노간 집단 이기주의와 갈등으로 회사가 파산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일례로 1927년 설립된 미국 팬 아메리칸 항공(Pan American World Airways)은 경영위기 속에서도 5개 직종별 노조(조종사, 승무원, 정비공, 일반직, 사무직)가 별도의 단체협상을 통해 근로조건을 정해 1980년대 후반 경영난 속에서도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다가 1991년 12월 파산했다.

또 1968년 설립된 영국 최대이자 세계 6위 자동차 회사였던 영국의 브리티시 리랜드(British Leyland)도 17개 노동조합의 노노 갈등으로 잦은 파업과 분쟁으로 1992년 도산했다. 브리티시 리랜드의 노사 분규의 99%가 노노간의 갈등이었던 점 등은 향후 복수 노조를 반대하는 측의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한국 노총은 복수노조가 허용될 경우 강성인 민주노총과의 선명성 경쟁과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의 노사 문화가 '상생'이 아닌 '투쟁'의 과거로 회귀할 것이라는 우려가 한국노총의 방향타를 돌려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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