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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리에 담요까지…' 공공기관 추위와의 전쟁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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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컷뉴스 작성일10-02-19 09:53 조회4,0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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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효율성 · 근무여건 · 민원인 고려하지 않아…볼멘소리



"무릎 담요를 덮고 있어도 발이 너무 시려워 양말을 두 켤레씩 신으며 버티고 있어요"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공기관의 실내 온도를 대폭 낮추면서 공무원들이 때아닌 추위와의 한판 전쟁(?)을 벌이고 있다.

내복과 무릎 담요는 기본이고, 털 슬리퍼에 목도리까지 갖가지 '소품'들이 등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

지난달 13일 행정안전부는 에너지 사용량을 최근 2년간 평균 대비 10% 절감하기로 하고, 난방온도를 18도로 조정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긴급 전력소비 절감 추진' 지침을 마련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 내려보냈다.

이번 지침에는 *중식시간 사무실 전등 일괄 소등 *실내온도 18도 이하 유지 *승강기 4층 이하 사용 금지 *개인용 전열기 사용 금지 *대기전력 차단을 위한 타이머 설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진 지난 2일, 경기도청 소속 6급 공무원 A 씨는 공직생활 10년 만에 처음으로 사무실 내에서 무릎 담요를 덮고 양말까지 두 켤레씩 신으며 근무 중이다.

A 씨는 "양말 두 켤레가 이렇게 따뜻한지 몰랐다"면서 "외투를 벗고 일할 수 없는 건 물론이고, 무릎 담요를 덮고 있어도 발이 너무 시려워 임시방편으로 생각해낸 것"이라고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야근을 하는 날엔 더욱 난감하다"면서 "도청 내 중앙난방은 아침 9시면 모두 꺼지는데 추운 밤에도 개인 전열기 하나 없이 근무하려니 직원들의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6급 공무원 B 씨도 주말 등산 때에만 신는 등산용 양말과 목도리로 추위를 견뎌내고 있다.

B 씨는 "휴대용 핫팩까지 구입한 여직원도 있다"면서 "정부 방침이니 안 지킬수도 없고 불만이 있어도 이번 겨울만 견디면 된다는 생각에 참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수원시청 C 씨는 두꺼운 오리털 점퍼 차림으로 보온양말에 털 슬리퍼까지 착용한 채 업무를 보고 있으며, 같은 과 공무원 D 씨는 공직생활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내복을 입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자체 뿐 아니라 공기업도 다르지 않았다.

LH공사에 근무하는 E 씨는 "여직원 중 임산부도 있는데 보기 안쓰럽다"면서 "사무실 안에서도 어그부츠에 코트, 목도리까지 꽁꽁 싸매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냐. 공무원도 사람인데 일방적으로 따르라고만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공무원들도 업무효율성과 근무여건, 민원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 공무원은 "공공기관은 민원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관공서 실내 온도를 일률적으로 낮추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공무원들도 추워서 일에 집중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청사관리담당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의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정부가 공무원 1인당 에너지사용량까지 발표하며 에너지 절약에 대한 강도 높은 추진의지를 밝혀 예외를 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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