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합격자 ‘소통의 집’ 행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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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신문 작성일10-10-14 11:28 조회3,64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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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기 신임 공무원 교육이 한창인 지난 12일. 삭막하고 지루하기만 할 것 같은 공무원교육원에 난데없는 ‘술판’이 벌어졌다. 첫 민간 출신 공무원교육원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윤은기 원장이 새로운 교육 실험으로 도입한 ‘소통의 집’ 행사 현장이다.
●“딱딱한 공무원 인식 바꿀 것”
행사가 시작된 오후 5시. 아직 푸른빛이 남아 있는 대운동장 잔디밭에 모인 신임 공무원들의 표정에는 어색함이 가득했다. 과연 ‘소통의 집’에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쯤 윤 원장의 건배사가 시작됐다.
윤 원장은 운동장 한편에 세워진 푯말을 가리키며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저 푯말의 문구는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였다. 하지만 공무원도 공무원이기 이전에 하나의 사람이다.”라고 말을 시작했다. 공무원이라는 경직된 틀에 갇혀 있지 말고 사람다운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 냄새 나는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부처 내 동료들과, 수없이 많이 만나게 될 민원인들에게 사람 냄새 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수십년간 운동장 한편을 지켜온 그 표어는 윤 원장 취임 뒤 ‘더 큰 대한민국의 산실!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로 바뀌었다.
윤 원장의 건배사가 끝나자 이미정(24·감사원)씨의 클라리넷 연주가 이어졌다. 긴장한 탓인지 중간 중간 실수도 있었지만 교육생들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술잔 몇번 돌자 의견 쏟아져
술잔이 몇번 돌기 시작하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던 교육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더니 하나 둘씩 마이크를 잡고 윤 원장과 교수진에게 소감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소통의 장’에 대한 감동에서부터 “교육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일정이 빡빡해 효율이 높지 못한 것 같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윤 원장이 기대했던 소통의 현장이었다.
교육원의 한 교수는 “지금까지 많은 기수의 공무원 교육을 담당해 왔지만 이번처럼 교육생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눈 적은 처음”이라면서 “교육생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다음 교육에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 아니겠느냐.”며 웃어보였다.
●공직사회 구조적 변화 필요
27기 교육생 회장 김준혁(27·보건복지부)씨는 ‘소통의 집’ 효과에 대해 “처음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서로 다른 부처에서 온 동기들뿐만 아니라 교육원 교수님들과도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면서 “말로만 강조하는 소통이 아닌, 몸으로 체험하는 소통을 통해 소통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교육원 관계자는 “지금은 저렇게 발랄하고 톡톡 튀지만 공직사회로 돌아가면 그들도 곧 경직된 문화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공직사회의 구조적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교육과정은 지난 4일 시작해 29일까지 계속되며 공무원 기본 소양교육 외에 소통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현장 학습 등의 프로그램이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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