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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4명 중 1명꼴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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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겨레뉴스 작성일11-05-09 10:27 조회2,6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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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이 격심한 광주·전남지역 사업장의 노조원들이 4명 가운데 1명꼴로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등 심각한 불안 증상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 조선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가 광주·전남지역 노조원 215명을 상대로 시행한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자살 위험도 조사에서 조사 대상의 24.7%인 53명이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자살 위험도는 ‘자살 시도를 하려는 욕구가 있는가’ ‘얼마나 자주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가’ 등 19개의 ‘자살 생각 척도’ 문항으로 측정했다. 조사 대상의 22.8%(49명)가 우울증 증상을 보였고, 14.9%(31명)는 심리적 불안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정신과 상담이 필요한 사람이 51명(23.7%), 상담 권고를 받은 사람이 64명(29.8%)으로, 조사 대상의 53.5%인 115명에겐 스트레스를 서둘러 줄이기 위한 심리 상담이 시급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이후 지난 2월까지 숨진 쌍용차 해고·휴직 노동자와 가족이 14명에 이르자, 노사 갈등이 심한 이 지역 사업장 노조원들의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의뢰했다. 전남 나주 한국쓰리엠(91명),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3곳(53명), 영암 보워터코리아(50명), 광주 대우아이에스(16명)의 노조원들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해고자(3명), 영암 삼호중공업 해고자(2명) 등을 조사 대상으로 정했다.

“신경정신과 약이 없으면 잠을 자질 못해요. 화를 누르곤 하니까 머리에 부스럼이 나고요.”

전남지역 한 업체에서 일하던 양아무개(44)씨는 2006년 12월 노조에 가입한 뒤로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고 하소연했다. 노조원 60여명이 압박을 견디지 못해 하나 둘 노조를 탈퇴해 지난해부턴 ‘나홀로’ 노조원이 됐다. 2010년 10월 대기 발령을 받은 뒤로 회사가 업무를 맡기지 않아 의자에만 앉아 있었다. 그는 “1시간마다 10분씩 화장실 가는 시간만 줬다”며 “(회사는) 동료들한테 ‘말을 붙이지 말라’며 따돌림했다”고 말했다. 우울증과 언어장애 증세까지 보였던 그는 지난 1월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다고 했다. 양씨는 “회사가 지난달 ‘정직 기간에 무단 결근했다’는 이유를 들어 해고했다”고 말했다.

이철갑 조선대 의대 교수(작업환경의학)는 “노조 활동을 둘러싼 회사와의 갈등이나 압박이 노조원들에게 우울증과 불안증, 분노감을 유발시킨다”며 “자살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미연에 막으려면 적극적인 심리 상담과 감독 관청의 적절한 대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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