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가 대안? "정부 지원 축소 불보듯… 살아남을 지방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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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일보 작성일11-10-27 09:20 조회5,06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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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줄고 사립대와의 경쟁이 극심해지자 차라리 대학들이 법인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하지만 내년 법인 출범을 앞둔 서울대는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 공청회 무산 등 내홍을 겪고 있고, 6월에는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교수회의 국립대 법인화 반대성명이 이어지는 등 법인화 추진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정부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해왔다. 인사, 예산, 학문에 관련된 여러 사항을 스스로 결정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립대가 정부기관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는 것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법인화는 첫번째 명분인 '자율성'을 보장하지 못해 반발을 사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서울대법인화법)'를 보면 이사회가 ▲ 총장과 임원 선임 ▲ 예결산 ▲ 재산 취득과 처분 ▲ 조직 설치와 폐지 ▲ 대학발전계획 ▲ 규정 개정 및 폐지 ▲ 발전기금 조성 및 후원 등 거의 모든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 반면 이사에 기획재정부, 교과부 차관이 포함되고, 절반 이상인 외부 이사를 이사회가 선임하고 교과부 장관이 승인하도록 되어 있어 정부의 입김을 배제하기가 어렵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사회의 권한이 막강한데 여기에 정부 차관이 당연직으로 들어가 있어 사실상 이들이 대학을 직접 통제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자율성은 침해하고 정부의 책임과 지원만 축소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쟁력 향상 효과는 미지수다. 2004년 국립대를 일제히 법인화한 일본 국립대의 세계대학 순위는 일제히 하락했다. 충남대교수회가 지난해 일본 문부과학성이 작성한 '국립대법인화 후 현상과 과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이 발표하는 세계대학랭킹에서 2004년 도쿄대와 쿄토대는 각각 12위 29위였지만 지난해 26위 57위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정부 지원 예산은 6% 줄었다. 국립대 발표 학술논문의 수도 2004년 5만9,000여건에서 2009년 5만6,000여건으로 감소했다.
국립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결국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정해룡 부경대 교수는 "기존 국립대가 조직개편, 인사를 할 때 고등교육법의 제한을 받은 반면, 법인화를 하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법인화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의 경우처럼 정부가 스스로 경쟁하라며 국립대 예산지원을 점차 줄일 것이 뻔하고 그러면 현재 지방 국립대의 형편으로서는 독자생존할 수 있는 학교는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프라와 여건이 좋은 서울대는 어떨지 몰라도, 지방 국립대는 법인화보다 지원확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립대의 공공성 후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형기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회장(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은 "정부 지원이 줄고 법인화된 국립대들이 재원확보를 위한 사업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기초학문도 고사하고, 등록금도 올릴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정부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해왔다. 인사, 예산, 학문에 관련된 여러 사항을 스스로 결정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립대가 정부기관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는 것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법인화는 첫번째 명분인 '자율성'을 보장하지 못해 반발을 사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서울대법인화법)'를 보면 이사회가 ▲ 총장과 임원 선임 ▲ 예결산 ▲ 재산 취득과 처분 ▲ 조직 설치와 폐지 ▲ 대학발전계획 ▲ 규정 개정 및 폐지 ▲ 발전기금 조성 및 후원 등 거의 모든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 반면 이사에 기획재정부, 교과부 차관이 포함되고, 절반 이상인 외부 이사를 이사회가 선임하고 교과부 장관이 승인하도록 되어 있어 정부의 입김을 배제하기가 어렵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사회의 권한이 막강한데 여기에 정부 차관이 당연직으로 들어가 있어 사실상 이들이 대학을 직접 통제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자율성은 침해하고 정부의 책임과 지원만 축소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쟁력 향상 효과는 미지수다. 2004년 국립대를 일제히 법인화한 일본 국립대의 세계대학 순위는 일제히 하락했다. 충남대교수회가 지난해 일본 문부과학성이 작성한 '국립대법인화 후 현상과 과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이 발표하는 세계대학랭킹에서 2004년 도쿄대와 쿄토대는 각각 12위 29위였지만 지난해 26위 57위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정부 지원 예산은 6% 줄었다. 국립대 발표 학술논문의 수도 2004년 5만9,000여건에서 2009년 5만6,000여건으로 감소했다.
국립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결국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정해룡 부경대 교수는 "기존 국립대가 조직개편, 인사를 할 때 고등교육법의 제한을 받은 반면, 법인화를 하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법인화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의 경우처럼 정부가 스스로 경쟁하라며 국립대 예산지원을 점차 줄일 것이 뻔하고 그러면 현재 지방 국립대의 형편으로서는 독자생존할 수 있는 학교는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프라와 여건이 좋은 서울대는 어떨지 몰라도, 지방 국립대는 법인화보다 지원확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립대의 공공성 후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형기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회장(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은 "정부 지원이 줄고 법인화된 국립대들이 재원확보를 위한 사업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기초학문도 고사하고, 등록금도 올릴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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