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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풍향계] '세종시민'된 공무원들,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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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리미엄경제파워 작성일12-12-20 09:53 조회2,8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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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주요 부처가 입주를 마치면서 본격적인 '정부세종청사' 시대가 열렸습니다. 올해 말까지 6개 부처의 공무원 5498명이 이곳으로 옮깁니다.

그러나 새 건물에 짐을 푼 공무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 많이 알려졌다시피 거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출퇴근 하는 공무원이 2000명에 달하는 등 체력 소모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하루에 왕복 네 시간가량을 통근 버스에 몸을 싣고 이동합니다. 근처 오송역까지 가서 KTX를 탑승해 이동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도 있지만 매일 이용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지요.

그렇다고 해서 ‘세종특별자치시민’이 된 공무원의 출퇴근이 딱히 수월한 것도 아닙니다.

가령 세종시 첫마을에서 정부 청사까지의 거리는 자동차로 5분 거리쯤 되지만 두 곳을 잇는 대중교통은 매우 부족합니다. 버스와 노면 전차의 중간 형태인 바이오모달트램(BRT)과 노선을 연장한 기존 시내버스가 있지만, 배차 간격은 최소 20분 이상입니다. 특히 세종시 출범과 함께 야심차게 선보인 BRT는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니는데다, 첫마을 외곽에 있다 보니 내부에 사는 공무원은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BRT는 총 네 대가 있다고 하는데 고장마저 잦아 탑승 시간이 지연되기 일쑤입니다.

세종시를 설계한 행복도시건설청의 관계자는 "그나마 최근 들어선 시내버스가 많이 증편된 것"이라며 "아직 이 버스 노선은 운행할수록 적자가 나기 때문에 버스 회사들이 노선 확대를 꺼리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분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는 공무원이 많습니다. 세종청사에 가보면 나대지나 주변도로에 차가 즐비하게 주차된 모습이 눈에 띕니다. '차가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던 당초 취지와는 완전히 상반된 풍경이지요. 한 공무원은 "과천청사에서보다 차를 가지고 다니는 비율이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합니다.

차를 가져와도 출퇴근 시간에 청사로 진입하는 길은 병목현상이 빚어집니다. 도로 한가운데를 점하고 있는 BRT 도로를 제외하면 차선이 2차선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기 위한 도시 설계에 따른 것이지만, 결국 차선을 확대하지 않겠느냐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불안한 치안도 문젭니다. 현재 세종시 첫마을 거주 인구는 2만명으로 집계되지만 경찰서, 소방서는 각각 딱 1개뿐입니다. 첫마을로 진입하는 길이 온통 공사판이고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것을 감안한다면 치안 인프라 확충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 밖에 종합병원 등 특별자치시에 있어야 할 주요 시설이 부재합니다. 의욕은 특별시인데 실제 사정은 일반 도시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 것이지요.

세종시는 오는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의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에 따라 건설됐습니다. 초기인 지금은 어수선한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원하든 원치않든 가장 먼저 개척의 임무를 지고 내려간 공무원들이 만족하며 살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차츰 출퇴근이 아닌 이주가 늘어나고 도시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이름에 걸맞는 위상에 도달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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