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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중앙정부 공무원들 `퇴근전쟁'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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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합뉴스 작성일12-12-20 09:48 조회2,7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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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로 주거지를 아직 옮기지 않은 공무원들이 `칼 퇴근'에 나선 장면이다.

   이날 행정안전부 청사관리소가 운행한 수도권행 퇴근버스는 무려 42대. 차량 당 35~4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지난 17일부터 세종정부청사로 이전한 국무총리실, 기재부, 국토해양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등 6개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수송하기엔 이 정도 차량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종전 주거지에 미련을 두고 출퇴근하는 공무원이 2천여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부 공무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조직개편으로 다시 서울로 올라가거나 국외 파견 등을 기대하면서 거처를 옮기지 않았다. 세종시에 주택을 분양받았지만 입주 시기가 남아서 장거리 출퇴근이 불가피한 사례도 있다.

   뒤늦게 퇴근길에 나선 공무원들은 입석이라고 얻으려고 애쓰지만 아무 성과가 없다. 현행법상 광역급행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등을 이용하는 승객은 모든 좌석에서 안전띠를 착용해야 하므로 입석 승차가 금지된 탓이다.

   이 때문에 버스가 다 차기 전에 승차하러 퇴근 시간이 앞당겨지기도 한다.

   특히 대선을 하루 앞두고 투표를 위해 귀경하려는 공무원들로 18일 오후 버스 정류장은 평소보다 혼잡했다.

   세종시 근처로 이사 왔지만 미처 부재자투표 신고를 못 해 귀경해야 하는 사람들과 당초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던 사람들이 뒤섞였다.

   기획재정부 A서기관은 "며칠 전엔 6시15분 출발인 서울 사당행 버스가 6시에 꽉 차서 출발하려 하자 버스에 못 탄 공무원들이 태워달라며 버스 앞을 가로막아서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전했다.

   식사도 문제다. 농식품부와 공정위, 국무총리실 건물에 각각 구내식당이 있지만 공간이 좁아 2부제로 운영하고 있다.

   기재부 B사무관은 "청사 내 급식사업을 동원홈푸드가 독점했다"며 "지난주부터 끼니마다 튀김만두와 만두국으로 번갈아 나온다"고 혀를 내둘렀다.

   농식품부 C서기관은 "수요 예측을 잘 못해서 일부 직원은 세종시 첫 마을과 조치원까지 나가서 밥을 먹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이젠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들이 세종시로 옮기자 산하 공공기관들이 업무 협력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내년 업무계획을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데 담당 공무원이 오전 일찍 세종시로 와달라고 요청해 난감했다"며 "세종시에 다녀오니 하루 일과가 다 지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들이야 거주지를 옮기거나 임시로 출퇴근 교통수단도 지원된다지만 `을'의 입장인 공공기관들은 불편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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