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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업무 폭주… 과로로 쓰러지는 복지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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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선일보 작성일13-03-21 09:35 조회2,7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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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살까지 잇따라… 담당자 1명이 3~4명 업무 맡기도]
전국 복지공무원 2만2000명… 양육수당·학자금 신청 등으로 한달 내내 '주 7일 근무' 일쑤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2동 주민센터. "노인들에게 20만원씩 준다고 하던데, 언제부터 나옵니까." 한 70대 할머니가 주민센터 창구에서 사회복지직(職) 김경수(32) 주무관에게 질문했다. 김 주무관은 "대통령 공약 사항이지만 지금은 아니고, 주기 시작하면 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옆 창구에서는 하소연이 시작됐다. 영구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최모(65)씨는 "우리 남편이 몸이 안 좋아서 장애수당을 3만원씩 받았는데, 단기 공공근로를 시작하니까 돈이 나오지 않는다"며 "청소일(공공근로)이라도 앞으로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떼를 썼다. 두 공무원 책상에 있는 전화도 수시로 울렸다


주민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요즘 늘어난 복지 업무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올 들어 전면 무상 보육 등 복지정책이 쏟아지면서 영유아 보육비 신청, 저소득층 학자금 신청 등 업무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2만2000여명이다. 김경수 주무관은 지난달 결국 병원 신세까지 졌다. 원래 복지대상자 상담과 장애인 지원 등을 맡았는데 올 들어 보육료 신청 업무가 더해져 건강이 나빠진 것이다


"지난 2월엔 한 달 내내 '주 7일' 근무를 했어요. 밤 11시까지 야근하고, 식사 시간이 없어 하루 한 끼 컵라면을 먹다가 결국 링거까지 맞았습니다." 김 주무관은 보육료 접수 신청을 하루에 350여건까지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고영민(42) 주무관은 복지직을 맡은 지 17년 됐지만 요즘은 전화벨 소리만 울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했다. 최근 각종 복지수당 지급이 늘어나고 액수도 커지면서 민원인들도 민감해져 전화도 늘었고, 항의 강도도 훨씬 세졌기 때문이다. 고 주무관은 "지난달엔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70대 할머니가 전화가 와서 '노인 생계비를 올려주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고 해서 진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장애인 수당을 올려주지 않으면) 칼로 찔러버리겠다" 같은 욕설과 협박에도 시달린다.
최근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복지직 공무원이 잇따르는 것은 이 같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영향이 적지 않다고 사회복지사들은 전했다. 19일 울산에서는 복지직 공무원 안모(36·9급)씨가 "업무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씨는 지난 2월 보육비 지원 신고 900건을 처리했고, 최근 약 한 달 사이 저소득층 학자금 지원 신청 300여건을 처리하느라 밤 12시에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시 공무원 강모(32)씨도 "일이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앞서 1월 31일에는 경기도 용인시 신갈동 한 병원 옥상에서 용인시청 공무원 이모(29)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씨는 평소에 업무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 업무를 맡는 공무원들의 근무여건 등 '복지' 문제는 전혀 배려하지 않아 희생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 3474곳 가운데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숫자가 센터당 1명뿐인 곳이 1448곳(41.7%)에 이르고, 2명인 곳은 1390곳(40.0%)이다. 10곳 중 8곳은 복지 담당 공무원이 1~2명이란 얘기다. 3명 이상인 곳은 18.3%에 불과했다. 사회복지사협회 박용오 사무총장은 "요즘 업무가 폭증한 곳은 평소 3~4명이 담당해야 할 업무량을 한 명이 맡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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