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 후폭풍 무보직 공무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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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이낸셜뉴스 작성일13-06-24 10:49 조회2,59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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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직 재직기간 증가에 무분별한 직제개편 영향
안행부 소속 과장급 16명, 보직 없어 예산낭비 지적.. 계급정년제 등 도입 시급
안전행정부 과장급 공무원인 A씨는 2년 넘게 몸담아 왔던 부서가 최근 직제개편으로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바람에 '무보직 신세'다. 조금 기다리면 다른 부서로 배치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두 달이 넘은 현재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그는 비슷한 처지인 다른 과장급 공무원들과 직제에도 없는 '주요 현안 태스크포스(TF)'라는 임시조직에 배치됐지만 도통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러다가 보직을 못 받고 '낭인' 신세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과 함께 상실감에 빠져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부 부처 공무원들이 박근혜정부 들어 단행된 정부조직개편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정부부처에서 무분별한 직제개편과 고위공무원단의 재직기간 증가 등에 따른 인사적체로 승진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직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위공무원들의 인사적체로 과장급 이하 중간간부들도 승진 적체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뾰족한 해법이 없어 당사자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따라 공직사회에도 고위직의 경우 직급별로 정년을 두는 '계급정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행부, 과장급 16명 '무보직'
23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들어 안행부 소속 과장급 16명이 보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무보직 상태에 처해 있어 인력 및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활용도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진다. 그런데도 정부 차원의 대책은 미흡하다.
오히려 정부는 '정부 3.0 정책'과 관련해 외부에서 과장급 인력을 공모해 문호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작 내부 공무원들은 보직이 없어 사실상 '유랑생활'을 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과장급 인력에 대해 보직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정부 들어 안행부의 경우 112개과에 달하던 과가 67개로 통폐합된 데다 고위공무원단의 인사적체로 인사순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안행부 소관 위원회 축소와 해외근무파견 인력 축소 방침 등으로 인사적체는 더 심화되고 있다.
현재 안행부는 소속 공무원이 3300명으로 정부부처 중에 가장 많다. 통상 정부부처의 적정 과 인력은 10~12명이지만 안행부는 평균 17.3명에 달한다.특히 지역경제과의 경우 이를 훨씬 넘는 수준인 32명이 근무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사무관(5급) 교육을 받은 57명은 아직 한 사람도 사무관 발령을 받지 못해 내부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자칫 앞날에 대한 희망마저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인사적체에 따른 누적된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6급 이하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며 "특히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6~7년이 걸려 타부처에 비해 2~3년 늦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고위직 계급정년제로 숨통 터야
이에 따라 안행부 공무원들은 6급 이하 직급을 조정해서 5급 정원을 현재 본부 정원 대비 33%에서 기획재정부 수준인 43.5%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안행부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사적체에 따른 사기저하 등의 문제는 한동안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고위공무원단의 재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인사적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정부부처 고위공무원은 17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고위공무원의 경우 승진기간보다 재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인사 선순환에 구멍이 뚫렸다. 고위 공무원은 승진 기간보다 재직기간이 길다.
더구나 안행부의 경우 이번 정부 출범 후 고위공무원 중 자리를 비운 사람이 거의 없어 하위직 공무원 승진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고위공무원단 도입 취지는 다른 부처와의 인사교류를 통한 다양한 행정경험을 쌓고 이에 따른 인사 선순환을 이루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된 적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고위공무원단의 재직기간만 늘리는 역효과만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재 경찰청과 소방방재청, 국정원과 군대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계급정년제'를 정부 중앙부처에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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