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들 비과세는 줄이면서 공무원 직급보조비 과세엔 머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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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13-08-01 09:52 조회2,90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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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형평성’을 강조해온 정부가 정작 공무원 직급보조비 과세와 관련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무원 직급보조비는 공무원의 직책 수행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직급별로 차등 지급되는 경비를 말한다. 민간과 달리 비과세 항목으로 분류돼 형평성 논란이 계속돼 왔다. 정부가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비과세·감면 축소,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 과세 형평성을 내세운 만큼 공직사회에도 적극적인 과세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든 공무원은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직급별로 매달 일정액을 지급받는다. 월지급액 기준으로 대통령은 320만원, 장관은 124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5급(사무관)은 25만원, 7급(주무관)은 14만원 등이다. 2005년부터는 1인당 연간 3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근속연수와 가족 수에 따라 추가)도 지급되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 직급보조비와 복지포인트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건비가 아니라 경비 성격의 물건비로 분류돼 비과세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민간의 경우 직급보조비가 근로소득으로 분류돼 세금이 부과되지만 공무원의 경우 명확한 규정이 없다. 공무원 급여 인상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자 직급보조비를 우회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직급보조비 과세를 머뭇거리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30일 “방향은 맞다”면서도 “직급보조비에 세금을 물리면 그만큼 보조를 해줘야 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직급보조비를 근로소득에 포함시키면 건강보험 등 공무원들이 내는 사회보험 비용이 늘어 재원 부담이 커지는 점도 정부의 고민거리다.
이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정부 방침과 어긋난다. 기재부는 다음달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 비과세·감면 제도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과도한 면세 혜택으로 과세 형평성을 해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직장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15%에서 1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주식양도차익 과세 대상 대주주 범위를 확대해 대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들이 주식 거래로 얻은 이익에도 세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비과세 혜택은 줄이면서 공무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솔선수범할 것을 주문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직급보조비에 세금을 매기고 공무원 급여를 현실화하는 것이 원칙에 맞는 방향”이라며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 국민들 앞에 당당해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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