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개혁' 공무원 의식조사] "민간 이직 고려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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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경제 작성일14-07-28 10:34 조회5,47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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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공모제·연금개혁에도 강한 거부감
관료 저항 심각… 국정 드라이브 차질 우려
"관피아 척결도 좋지만 지도층전반 개혁을"
- 국가 시스템을 돌리는 손발이라고 할 수 있는 공직사회의 위기는 곧 국정의 위기와 다름없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24개 중앙부처 2~8급 공무원 335명을 대상으로 벌인 '공직사회 개혁에 대한 공무원 의식조사'에서는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 개혁에 대한 공직사회의 저항감이 얼마나 거센지 여실하게 드러났다. 또 현실적으로 낮은 급여와 정년 보장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민간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공무원들이 80%에 이른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복지부동하는 공무원 집단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조차 여론에 휩쓸려 밀어붙이기식으로 공직사회를 바꾸겠다는 접근법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학장은 "'관피아'라는 개념으로 문제에 접근하면 안 된다"며 "개혁의 초점을 업무의 투명성·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맞춰 진행해야 공무원의 반발이 줄고 전체적인 개혁도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83.2% '낙하산 왜 안 되나'=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 척결대책의 핵심 법안은 퇴직한 공직자들의 취업 제한을 강화한 '공직자윤리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취업 제한 대상을 현재의 3배로 확대하고 취업 제한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며 취업이 제한되는 업무 관련성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 공무원들의 불만은 적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후 3년간 민간 기업 취업 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과도하므로 조정해야 한다'는 답변이 62.7%였고 '아예 불필요하다'는 답변도 9.4%였다. 10명 중 7명 이상이 반대한 것이다.
낙하산 문제도 '산하기관 재취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질이 있다면 문제없다'는 대답이 50.6%로 과반수 이상이었다. '업무 연계성이 있다면 바람직하다'는 28.7%, '인사 적체상 불가피하다'는 3.9%로 모두 83.2%가 긍정적이었다. 능력 있고 전문성을 갖춘 인사까지 모두 막을 이유가 없다는 항변이다.
반면 '자율경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7.8%, '유착 방지를 위해 반드시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겨우 9%에 불과했다. 김 학장은 "공무원이 산하조직으로 가는 것이 무조건 잘못이라는 선입견부터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3명 중 1명 "공무원연금 개혁 반대"=산하기관 재취업에 긍정적인 공무원 집단이 민간 기업식 퇴출 시스템과 개방형 공모제 확대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 출구가 막힌 공직사회가 외부인력에 대해 얼마나 거부감이 큰지 알 수 있다.
'공무원 조직도 민간처럼 퇴출 시스템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일부 필요하다'는 56.2%였지만 반대로 '(공무원) 직업 특성상 신분 보장이 필요하다'는 40.8%였다. '민간과 같은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는 3%에 그쳤다.
개방형 공모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제 기능을 못한다(66.2%)'고 혹평했다.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4.5%, '현재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25.7%였다.
무엇보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공무원들은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66.1%를 차지한 가운데 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정년 연장과 연계해서 삭감'은 23.6%,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꿔 적자 탈피'는 4.5%, '국민연금과 통합'은 5.8%에 그쳤다. 향후 공무원연금 개혁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월급 짜고 정년도 없는데 왜 공무원만 탓하나=공무원 사회가 낙하산과 연금에 목을 매는 이유는 뭘까. 현실적으로 낮은 급여와 정년 보장이 제대로 안 되는 시스템 때문이다. '현 급여 수준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8.4%에 불과했다. '매우 불만스럽다'와 '불만스럽다'는 각각 7.2%, 42.3%였다. '정년이 보장되느냐'는 질문에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가 48.2%였고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도 7.5% 나왔다.
실제 공직을 떠나 민간 이직을 생각해본 공무원은 81.3%나 됐다. 다만 현시점에 전직을 고려 중인 공무원은 29.9%에 불과했다. 최근 경기부진과 고용 시장의 심각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이 관피아 개혁에 억울해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정지범 한국행정연구원 행정관리연구부장은 "우리나라는 정치인 낙하산도 심하고 교수 등 전문성 집단의 카르텔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공무원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할 수 있다"며 "지도층 전반의 구조조정, 기본을 지키는 문화 조성 등이 이뤄져야 '우리만 개혁하는 게 아니구나'라며 공무원의 반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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